한국일보

감동적인 실화

2013-08-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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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 한 뉴-스타 부동산 토랜스 지사

누가 로토 2등에 당첨될 줄상상이나 했겠는가? 자살을시도했었던 30대 가장 두명이로토에 당첨되고 이를 둘러싼미담이 알려지면서 많은이들에게 잔잔하고 훈훈한 감동을일으키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두달전 27일한강대교 북단 다리 아치위에서 시작되었다. 성북구 장위동에 사는 김씨(38)는 이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자살하기위하여 한강대교 아치위에 올라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곳에서그는 마침 자살을 기도하던 박씨(38, 영등포구 대방동)를 만났다. 그러나 그 둘은 주민신고를받고 긴급 출동한 119구조대와용산경찰서의 경찰관들에 의해한시간만에 자살소동은 종료되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평범한 회사원으로,지난해 8월 건설업을 하고 있는 친구 원씨(37)의 보증을 섰다가 3억원의 빚을떠안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박씨는 두 달전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는 슬픔을 당했는데, 죽은 아내가 가해자로 몰리면서법정싸움에 지쳐 자살을 결심하고 한강을 찾았다고 한다.


서로의 처지를 알게 된 두사람은 이날 밤 늦게까지 술을 마셨고 그후로도 자주 만나 술을 마시며 절친한 친구사이로 발전하였다. 그런중 지난달 7일 김씨와 박씨는 당첨되면 반씩 나누어 가질것을약속하고 각각 1만원씩 내 강남대로 한 한 판매점에서 로토복권 20장을 샀다. 그 중 한장이 2등에 당첨돼 3억원을받게 된 김씨와 박씨! 그러나천성이 착할대로 착한 두 사람은 그 돈으로 가정을 수습하라며 양보하여 서로에게 건네줬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자우선 김씨가 당첨된 로토용지를 보관하게 됐다.

그날 밤 김씨는 자신의 마음을 편지에 적어 당첨된 로토용지를 함께 봉투에 넣은후 대방동 박씨 집 우편함에넣고 왔다. 다음날 이 사실을안 박씨 또한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정성스레 편지를써 장위동 김씨집 편지함에 로토용지와 함께 놓아뒀다. 김씨와 박씨가 주고 받은 편지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김씨: “이보게 친구, 제발 내 마음을 받아주게나. 나야 아이하나고 다시 돈 벌어 빚갚고살아가면 되지만 자네는 상황이 나보다 좋지않아. 아이들 엄마를 그렇게 보낸 것도 큰 슬픔인데 엄마없이 아이들하고어찌살려고 그러나? 그러니 우선 이 돈으로 가정을 추스리고내일을 모색하게. 자네 자꾸 이러면 내 다시는 자네를 안 볼걸세. 명심하게!” 박씨: “무슨소린가 친구. 간 사람은 간 사람이고 산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야지. 우선 이 돈으로 자네빚부터 갚게나.

친구를 배려하는 이와 같은“감동의 다툼”은 이후에도 서너차례 더 반복되었다. 그런데이 날도 거하게 술이 취한 김씨가 박씨의 편지함에 넣는다는 것이 엉뚱한 집 우편함에편지를 넣고 온 것이 또 다른사건의 발단이 되었다.

박씨 빌라 바로 위층에 사는 진선행(여 28)씨가 뜻하지않은 횡재를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편지속의 애틋한 사연을 알게 된 진씨는 당첨된 로토용지와 함께 편지를 모 신문사에 제보했고 감동의 미담은 인터넷을 통해 삽시간에전세계로 번져나갔다.

미국의 CNN 방송은 “한국사람의 배려와 인정은 전 세계 최고다!”라는 타이틀로 보도하였다. 영국의 BBC 방송도“자살 기도자 두명 로토 당첨으로 절친이 되다!”라고 보도했고,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두사람의 배려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제목으로 이 소식을 탑 기사로 올렸다.

로토 주최인 국민 뱅크측은 당첨금 3억원과는 별도로김씨의 보증 빚 3억원을 대신갚아주는 한편 억울하게 교통사고 가해자로 몰린 박씨 가족에게 국내 최고의 변호인단을 뮤료로 선임하는 등, 대대적인 법적 자문을 통해 박씨 가족의 억울함을 풀어줬다. 국민뱅크의 대외협력팀 유선한 팀장은 “우연찮게 만난두사람의 우정이 눈물겹고 또한 자신의 이익을 취하지 않고 제보해 준 양심바른 진씨에게도 많은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감동실화를 알게 된 모 영화제작사는 “이감동을 그저 가슴속에 혼자간직하기엔 너무 아까워 영화로 만들 계획”이라며 “감동사연의 실제 주인공 두 명을 섭외해 주연 배우로 출연시키는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라고말했다.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한 척박한 사회에 한 줄기 단물처럼 훈훈한 감동의 이야기가 세상을 촉촉히 적시는“ 의좋은 형제”의 행복한 현대판실화이다.

(310)968-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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