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당당한 생활공간으로 지하실의 진화

2013-08-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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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창고가 아니다”

▶ 고급 카펫·조명 갖춘 바·홈디어터로 꾸며 습기·누수 방지… 빛 많이 들어올수록 좋아

당당한 생활공간으로 지하실의 진화

지하실에 멋있는 조명과 천장에 오디오 스피커를 달아 서라운드 시스템을 갖춘 고급 홈디어터를 만드는 집이 많아졌다

지하실이라면 야트막한 천장엔 갓도 없이 달랑 전구만 달려 있고, 카펫은 실내외에 두루 쓰이는 싸구려, 벽에도 촌스러운 나무판자들이 붙어 있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지하실도 당당하게 집안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더 큰 집으로 이사 갈 형편은 안 되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하실은 큰 돈 들이지 않고 생활공간을 넓힐 훌륭한 방안이다.

맞춤 주택건설 전문회사인 깁슨 빌더스 LLC의 짐 깁슨 사장은 “지하실이 더 크고, 더 높고, 더 비싸지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 주택에서는 2등 공간으로 여겨졌지만 요즘은 주택의 일부로, 외관마저 같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하실 부엌 조리대에도 화강암을 깔고, 전자제품도 위층 것과 똑같은 것을 들여놓으며, 욕실엔 도자기 타일, 카펫 역시 푹신한 고급으로 깔고, 조명도 과거와 같은 형광등이 아니라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멋있는 조명에 천장에 오디오 스피커를 달아 서라운드 시스템을 만드는 집이 많아졌다.

케이스 디자인/리모델링의 마크 리처드슨 사장은 “지하실 개축에는 집을 증축하는 비용의 반 정도밖에 안 듭니다. 이미 있는 것을 고치는 것보다 없던 것을 새로 짓는 비용이 훨씬 더 비싸지요. 게다가 땅도 더 차지하지 않으면서 살 수 있는 공간은 늘려주니 지하실은 정말 유용합니다”고 말한다. 지하실은 집 전체를 차지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추가되는 공간의 규모는 상당하다.


요즘 개축하는 고급 주택 지하실에 바와 홈디어터는 거의 기본으로 들어간다. 깁슨은 지하실에 농구코트, 미니 테니스코트, 포도주 시음장, 대피소, 이발소와 미장원, 마사지 살롱, 선물포장실에 14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까지 만들어봤다. 영화광인 어떤 고객은 10명을 회전 안락의자에 앉힐 수 있는 홈디어터를 15만달러 들여 설치했다.

“지하실이라고 부르지도 않아요. 그냥 아래층이라고 하죠”주택건설 업자들은 신축주택의 업그레이드로 지하실을 꾸며주지만 새 집을 지하실까지 완성해 구입하는 사람은 10%도 안 된다. 대부분은 2년쯤 지난 다음에 다른 컨트랙터에게 지하실 개축을 맡긴다. 새 집 사느라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기 때문에 지하실 같은 것은 조금 미뤘다가 꾸민다는 것이다.

아래층이라는 생각으로 지어지는 요즘 지하실 같지는 않지만 기존 주택 소유주들도 지하실을 업그레이드한다. 컨트랙터들은 기존 주택의 지하실을 개축할 계획인 주택 소유주들은 지하실에 물이 새는 곳이 없는지를 먼저 잘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갓 이사한 사람은 당장은 건조하더라도 계속 그럴지를 확인해야 한다.

지하실을 개축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가능한 한 자연광이 많이 들도록 하는 일이다. 창을 키우거나. 새로 창을 달거나. 프렌치도어를 추가해서라도 햇빛이 많이 들어오게 해야 한다는 것. 케이스 디자인/리모델링의 디자이너 릭 마테우스는 “사람들은 어두운 곳은 쓰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빛이 많이 들수록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이 되지요”라고 말하는데 물론 인공채광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컨트랙터들은 지하실 개축은 난방이나 냉방 시스템을 옮기면 돈도 많이 들고 일이 복잡해지지만 그렇지 않으면 대체로 쉬운 일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지하실에 대한 관심이 커가고 있기 때문에 지하실 단장은 집을 팔 때 좋은 값을 받게 할 확실한 투자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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