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그 이면의 쓸쓸함
2013-08-03 (토) 12:00:00
집을 나섰다. 두 개의 행사가 우연히 겹쳐있었다. 교통체증을 뚫고 우선 첫 행사 장소에 겨우 도착했다. 골프협회의 시상 장소다. 연회장 입구부터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협회 회장, 사무총장과 인사한 후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두가 골프대회 후인지라 넥타이 매고 정장한 사람은 나밖에 없는 듯하였다. 민망했다. 앞에 앉아있던 어떤 분과 악수 한 후 그 장소를 부리나케 뛰쳐나왔다.
모든 것이 생소했다. 정장한 내가 그렇고 거기 와 있던 분들은 대개가 일면식도 없는, 전혀 모르고 본 적도 없는 그런 분들이었다. 그만큼 내가 늙어버린 것이다. 아마도 그래서 쫓겨나듯 부랴부랴 나와 버렸는지도 모른다.
‘두 번째 장소로 갔다. 차로 20분정도 거리였다. 벌써 식순이 시작되었는지 모두가 연회장을 꽉 메우고 앉아있었다. 청소년재단 20주년 기념행사였다. 아무데나 조금 앉아있다 나오려는데 재단 현직 임원이 앞자리 어딘가로 안내했다. 전직회장단 자리였다. 위로 선배회장님, 아래로 후배회장들과 목례로 인사한 후 꽉 메운 연회장 좌석을 둘러보았다. 모두가 생소한 얼굴이었다. 그리고 젊다.
대개가 아들, 딸 뻘 되는 청소년들이다. 유창한 영어와 우리말. 이중언어로 식이 진행되었다. 예전과는 다른 한인사회 행사 풍경이다. 옛날에는 영어 몇 마디 하면 빈정대던 한인언론도 있었다. 이제는 당연시되는 세태가 되었다. 그만큼 미주한인 단체연혁이 쌓인 것이다. 저녁을 잘 먹은 후 다음날 일 때문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핑계를 댄 후 빠져나왔다.
“선배님의 시대는 지났다”고 정색을 하고 대들듯 말하던 어느 후배가 생각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세상이 노인들을 참 허망하게 만들고 있다는 섭섭함을 지우기 힘들다. 스스로만의 생각인지 몰라도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