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북한의 정전 환갑잔치

2013-07-30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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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만연 수필가·회계사

한국전쟁이 휴전협정으로 끝난 지 어느덧 60년이 되었다니 세월의 무상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1950년 6월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촉발된 한국동란은 세계사에 유래가 드믄 동족상잔의 참화와 피해를 남긴 채 3년 후인 1953년 7월27일 정전을 맞게 되었다. 국군의 사망자만 42만 명이고 부상병은 수백만에 이르며 민간인의 희생과 이산가족도 1,000만 명을 넘었다.

개전 초기 북한군은 막강한 군사력으로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갔으나 유엔군의 인천 상륙작전으로 괴멸을 당하여 지리산으로 들어가 빨치산이 되거나 압록강까지 패주하다가 중공군의 개입으로 겨우 구명도생할 수 있었다.

필자 가족은 1951년 1?4후퇴 시 피난을 갔다가 살기가 너무 힘들어 휴전 9개월을 앞두고 소위 도강증이라는 증명서를 어렵사리 구해 기차로 한강을 건너 서울 옛집으로 돌아왔다. 당시 전선으로부터 간간히 포성이 들려오고 있었다.


서울 점령 3개월의 공산치하 기간을 통해서 보고 듣고 체험했던 사실만으로도 김일성 일당은 믿을 수 없는 거짓말쟁이이며 그들이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를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요즈음 아무 것도 모르고 날뛰는 종북 세력과 무지한 젊은이들에게 진상을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지난 27일 정전 60년을 맞아 남한은 ‘한국전쟁 기념일’로, 북한은 ‘전승절’로 대대적인 행사를 거행하였다. 사람으로 치면 환갑잔치를 했어야 할 나이이니 제대로 지내왔으면 축하 해주고 크게 잔치 상을 차린들 누가 나무랄 리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어느 쪽도 떠벌리고 행사를 가질 수 있는 형편이 못된다. 무엇보다도 한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는 것을 피차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아무리 잘 살고 자랑할 일이 많아도 두 패로 갈라져 툭하면 싸움질하는 나라를 좋게 봐줄리 없다.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 후 1972년도까지는 남한 보다 경제력이 좀 앞섰으나 주체사상으로 호도한 무자비한 일인독재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였다. 그 결과 3대에 이르는 세습에도 불구하고 인민들을 밥 한 끼 제대로 못 먹이고 총칼로 정권을 유지하는 집단으로 전락되자 어설픈 핵무기로 생사의 자작극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제 남한과 북한의 대결은 이미 승패가 나있다. 북한의 패망은 단지 시간문제이며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한은 북한의 트집과 억지에 일일이 대꾸할 필요가 없고 어린아이의 떼쓰는 것쯤으로 대범하게 여기면 좋을 것이다.

남한이 남북문제에 힘들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 남한이 안고 있는 자체사정 때문이었다. 북한이 적화통일을 위해 새로 세운 계획은 군사력이 아니다. 노조에 의한 학생들의 세뇌공작, 언론방송 매체를 통한 체제인식 변화 그리고 문화 활동을 가장한 국민들의 사치와 쾌락 조장 등이다.

로마제국의 멸망을 보라. 내부의 갈등과 분열은 아무리 강한 조직체도 무너뜨리고 만다. “북한을 지지하는 사람은 남한에, 남한을 지지하는 사람은 북한에 더 많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한국전쟁을 북침으로 알고 있는 학생들이 2/3 이상이라는 말까지 있다. 일국의 정당과 국회의원들이 공공연히 북한을 역성들고 있으니 그들 탓만 할 일이 못된다.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는 역사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앞으로 한국정부가 할 일은 자명하다. 국가의 정체성 보다 더 우선하는 인권과 자유가 용납돼서는 안 된다. 한국국민 모두가 역사를 바로 이해하고 성숙한 국가관을 가지게 될 때만이 비로소 한국전쟁 정전 기념잔치를 자랑스럽게 개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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