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허영 끝 알거지가 돼 찾아온 언니

2013-07-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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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 루 재스민 (Blue Jasmine ) ★★★½(5개 만점)

▶ 우디 알렌 작… 심각한 코미디

허영 끝 알거지가 돼 찾아온 언니

재스민(케이 트 블랜쳇)은 현실과 진실 을 외면하는 허영 덩어리다.

한동안 바르셀로나와 파리와 로마를 전전하면서 유럽에서 영화를 찍던 우디 알렌이 고국으로 돌아와 샌프란시스코에서(공짜관광하는 셈) 만든 심각한 코미디로 상당히멜랑콜리한 분위기를 지녔다.

재치와 예지 그리고 짓궂은 유머 및 포복절도할 웃음이 가득한 알렌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긴 코미디 드라마로 주인공 재스민역의 케이트 블랜챗의 강렬하고 감정적으로 농익은 연기가 압도적이다. 오스카상 감이다. 늘 자기 영화의 글을 쓰는 알렌의 세련된 대사가 일품이다.

이와 함께 조연진의 앙상블 캐스트의 연기도 눈부신 작품으로 현실을 외면하는 몰락한 여자의 성격 탐구영화요 미 시민 중1%의 초호화판 부자들의 사치와 낭비를 풍자한 영화이자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의 계급과 신분 차이를 악의 없이 파헤친영화다.


월가의 총아로 남의 돈을 제 돈 알듯하다가 영창에서 자살한 핼(알렉 볼드윈-이 역은 월가의 폰지 스킴으로 100여년의 형을선고받고 현재 옥살이를 하고 있는 버나드메이도프를 연상시킨다)의 부인 재스민(블랜쳇)은 완전 알거지가 되어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블루칼러 여동생 진저(샐리 호킨스)의 집으로 더부살이를 하러 온다. 그런데 둘은 모두 입양녀들이다.

재스민은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려 하지않는 허영에 눈이 먼 여자로 그 주제에 1등석을 타고 오는데 수화물 찾는 데서도 포터에게“ 루이 뷔통” 하면서 자기 짐을 알려준다. 그리고 동생 집에 얹혀살면서도 자기는 뉴욕의 팍 애비뉴에 살았다고 말한다.

두 어린 아들과 함께 살면서 수퍼마켓에서 일하는 진저는 매우 착하고 건실한 여자로 언니를 반갑게 맞는데 재스민은 그런 진저의 자동차 정비공 애인 칠리(바비 캐나베일)를 “실패자”라면서 비웃는다. 영화는 플래시백을 통해 재스민의 뉴욕생활을 보여주는데 핼은 자기 가족을 방문한 진저와 그녀의 전 남편 오기(앤드루 다이스 클레이-이색적인 캐스팅이다)가 로토에 당첨돼 받은 20만달러까지 사기해 먹는다.

신경파탄을 일으켜 가끔 혼자 중얼대면서(이 영화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생각나게 한다) 마티니와 신경안정제를 칵테일해 먹는 재스민은 마지못해 치과의사플리커(마이클 스툴바그)의 리셉셔니스트로취직하나 플리커가 육탄공격을 하는 바람에 집어치우고 실내장식가가 되겠다며 컴퓨터를 배운다. 진저가 고급 샤핑을 즐기는 언니에게 “언니는 디자인에 감각이 뛰어나니한번 해 보라”고 치켜세운데 따른 것이다.

재스민이 진저와 함께 한 파티에 참석해갓 상처한 외교가 드와이트(피터 사스가드)를 만나면서 재스민은 운수 대통할 기회를맞는다. 현실과 진실을 외면하는 정신 나간허영덩어리 여인의 비참하기까지 한 몰락사로 블랜쳇이 수시로 변하는 무드를 극적으로 조절해 표현하는 찬탄을 금치 못할 연기를 한다. 캐나베일 등 나머지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한데 특히 블랜쳇의 연기와 대조적인 호킨스의 연기가 돋보인다. 재스민이 핼과 처음 만날 때 들은 음악 ‘블루 문’이 자주 나와 분위기를 맞춘다.

PG-13. Sony Pictures Classics. 아크라이트(선셋과 바인), 랜드마크(웨스트우드와 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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