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뉴욕일원 가볼만한 곳 완전정복/ 그라머시 팍

2013-07-26 (금)
크게 작게

▶ 혜택받은 도심의 평온함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곳

퀸즈 서니사이드 팍과 더불어 사설 회원제로 운영되는 뉴욕시 2개 공원 중 하나
14가 어빙 플레이스~22가 파크 애비뉴 다양한 사적지 보유 역사지구 가치높아

유니온스퀘어를 벗어나 동쪽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자 차분한 분위기의 작은 공원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뉴욕시에서 사설로 회원제 운영되는 공원 둘 중 하나, 그러니까 ‘연회비를 낸 이들만 열쇠를 갖고 들어갈 수 있는 ‘그라머시팍(Gramercy Park)이다. (나머지 하나는 퀸즈의 서니사이드팍). 마침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가 강아지 한 마리를 끌고 안으로 들어간다. 나무가 밀집해 있는 길 가운데로 인적이 드문 한적함. 어쩌면 진짜 혜택 받은 도심의 평온함은 이곳에서 온전히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조차 들었다.

■ 한적함을 맛보는 포괄적 역사지구


20~21번가 사이 렉싱턴 애비뉴를 중심으로 좌우로 펼쳐진 그라머시팍은 당초 습지였다. 이름 역시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의 용어 ‘Krom Moerasje’에서 유래하고 있다. 이것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라머시’라는 발음으로 순화되었고 지역 역시 재개발 붐을 타고 현재에 이른다. 사실 이 일대는 단순히 공원 하나만 놓고 보기보다 ‘일종의 포괄적 역사지구’로서 더 높은 가치를 지닌다. 인접한 14번가 어빙 플레이스부터 22번가 파크 애비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적지를 보유해 1966년부터 공식적으로 보호, 관리되고 있다.

■다양한 예술가들의 성취가 남아있는 곳

무엇보다 이곳은 다양한 예술가들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이들이 일군 문화적 성취가 일대 곳곳에 남아있는 것. 화가 겸 영화감독 줄리앙 슈나벨이 디자인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그라머시팍 호텔, 오 헨리가 ‘동방박사의 선물(The Gift of Magi)’을 쓴 어빙 플레이스, 그리고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맨하탄 살인 사건(Manhattan Murder Mystery)’에도 나온 그라머시팍 등 일대 자체가 곧 유물이라면 유물이다.

게다가 케이트 허드슨, 아만다 피트, 우마 서먼, 위노나 라이더 같은 연기파 여배우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관계로 ‘여배우 거리(Actress Row)’라 불리기도 한다. 혹시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로맨틱 영화 ‘노팅힐(Notting Hill)’을 기억하는가. 아마도 눈썰미 좋은 관객이라면, 극 중에서 톱스타 로버츠가 촬영하던 영화 제목을 기억할 것이다. 바로 그 작품명이 <그라머시팍>. 물론 그녀 역시 실제 일대 그라머시팍 호텔 펜트하우스에 거주한다고 전해진다.

한편 근처에 자리한 고급 레스토랑 그라머시 타번(Gramercy Tavern)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 중의 명소다. 매년 발표되는 전미 톱 레스토랑 순위에 항상 10위권을 유지하며 명성을 자랑하는 이곳은, 계절마다 선보이는 ‘특선 스페셜 코스’가 큰 호평을 받고 있다. 항상 1~2주 전에는 예약을 해야 방문할 수 있으며, 그 맛과 서비스 모두 번거로운 수고가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

■ 뉴욕의 맛을 선도하는 스타 쉐프, 톰 콜리키오

ZAGAT에 의해 ‘뉴욕 최고의 인기 레스토랑’으로 두 번이나 선정된 그라머시 타번은, 1994년 7월 톰 콜리키오와 데니 마이어에 의해 문을 열었다. 이 중 브라보 TV의 인기 프로그램 ‘톱 쉐프(Top Chef)’에서 판정 책임을 맡고 있는 콜리키오는 그라머시 타번의 특별한 메뉴 구성에 기여해 유명세를 탔다. 비록 현재는 그라머시 타번에서 나왔지만 자신의 이름을 딴 수제 요리점을 열어 ‘뉴욕 스타일의 맛’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03년 ‘신선한 유기농 식재료와 깨끗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샌드위치 숍’ Wichcraft를 맨하탄 곳곳에 열어 뉴요커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수형 객원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