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요즘 주택거래‘캐시오퍼’가 대세라는데…

2013-07-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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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매매의 3분의 1 수준 육박 클로징 빨라 1~2주면 거래 완료 크레딧 불필요·감정가도 신경 안 써

주택구매 때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캐시 오퍼’가 대세다. 지난 4월 중 캐시 오퍼의 비율은 전체 주택거래의 3분의 1에 육박했다. 2008년 10월 비율인 14%와 비교할 때 거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처럼‘돈 꽤나 있는’ 바이어들 덕분에 모기지 대출을 받아 집을 사야 하는 바이어들은 명함조차 내밀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 매물은 부족하고 집을 사려는 바이어들은 넘쳐나 캐시 오퍼 선호현상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셀러들이 거래가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캐시 오퍼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캐시 오퍼가 이처럼 대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캐시 오퍼가 대세인 원인을 진단해 본다.

■빠른 클로징

전액 현금으로 지급되는 이른바 ‘캐시 딜’의 가장 큰 장점은 평균 거래기간이 짧다는 것이다. 모기지 대출을 낀 주택거래의 일반적인 주택거래는 30~45일인 반면 현금거래의 경우 평균 14일, 빠른 경우 불과 일주일 만에 거래가 완료되기도 한다. 이는 현금 거래 때 모기지 대출 승인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사태 전후인 2008년 모기지 대출 승인에 걸리는 기간은 약 30일이었으나 이후 대출규정이 강화되면서 기간은 45일까지 연장됐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모기지 대출 승인에 필요한 기간은 47일로 현금 거래 때와 비교해 여전히 긴 편이다.

전문가들은 “주택거래가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모기지 대출 승인지연”이라며 “에스크로 마감을 코앞에 두고 렌더 측의 서류 요청 등이 있으면 주택거래가 수일에서 수주까지 지연되기 일쑤”라고 했다.

■크레딧도 필요없다

캐시 오퍼는 모기지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크레딧 점수가 낮거나 전혀 없어도 주택구입에 문제가 없다. 현금 보유 비율이 높아도 모기지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경우 신청자의 크레딧은 물론 보유 현금에 대해서도 렌더 측의 정밀진단을 받아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보유 현금 중 일부가 최근 친지로부터 입금된 것이 있다면 렌더 측은 이에 대한 사유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캐시 오퍼의 경우 이같은 렌더 측의 요청은 물론 대출 때 필요한 각종 서류작성도 필요 없어 때문에 셀러들의 선호를 받는다.

■감정가 낮아도 OK!

요즘 집을 내놓는 셀러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가 바로 주택 감정가다. 수요도 많고 집값도 오르는 중이어서 조금 높은 가격에 팔고 싶은데 과연 주택 감정가가 제대로 나올까 하는 우려다. 이같은 우려는 캐시 오퍼가 한 번에 해결해 준다. 주택 감정가는 대개 모기지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경우 렌더 측이 해당 주택의 객관적인 시세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하는 절차다.


렌더 측은 셀러와 바이어 간 계약 체결가가 아닌 감정가를 기준으로 모기지 대출액을 결정짓는다. 따라서 주택 감정가가 계약 체결가보다 낮게 나오면 바이어 측이 차액을 더 준비해야 하거나 거래가 아예 무산되기 일쑤다. 그러나 캐시 오퍼를 제출하는 바이어의 대부분은 주택 감정 절차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또 400~500달러에 달하는 주택 감정비용이 절약되는 장점도 있다.

■융자 수수료 부담도 뚝

전액 현금으로 주택을 구입할 때 주택 구입이 수월한 것은 물론 융자 수수료를 전혀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은 덤으로 주어지는 혜택이다. 대개 모기지 발급 비용, 서류준비 비용, 기타 클로징 비용, 모기지 보험료 등의 명목으로 수천달러의 융자 수수료가 발생한다.

또 렌더별로 각각 부과하는 비용까지 더하면 융자 수수료는 쉽게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하지만 캐시 오퍼의 경우 융자 수수료 부담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월 페이먼트 부담 해방

모기지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게 되면 가장 큰 부담은 다달이 납부해야 하는 모기지 페이먼트에 대한 부담이다.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된 경우도 부담이지만 예상치 못한 실직이나 발병, 이혼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모기지 페이먼트에 대한 부담이 당장 현실로 닥치게 마련이다. 그러나 현금거래를 통해 주택을 구입하게 되면 이같은 모기지 페이먼트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다.

또 모기지 대출 이자를 장기간에 걸쳐 납부할 필요가 없는데 바꿔 말하면 장기투자로 볼 수 있다. 이자율이 낮아 4~4.5%대를 기록 중이라지만 30년간 이자로 계산할 경우 금액은 엄청나게 불어난다. 현금으로 주택을 구입하면 이같은 이자 비용을 다른 투자처에 사용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안정적인 가계부 운영에 도움

모기지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는 일부 바이어는 모기지 대출 외에도 재산세와 모기지 보험료를 페이먼트에 포함시켜 다달이 나눠낸다. 일년에 한두 차례씩 목돈으로 여러 세금을 지불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재산세와 모기지 보험료는 매년 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최근과 같이 주택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 재산세 역시 큰 폭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모기지 페이먼트에 재산세 등을 포함시켜 매달 납부하는 경우 재산세 인상으로 인해 주택관련 비용이 높아질 수도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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