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재융자 고려? 득실부터 꼼꼼히 따져라

2013-07-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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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 절약액과 수수료 회수기간 비교 재정상황 등 맞춰 15년·30년 중 선택 최근 금리변동 잦은 점 감안 신중히

모기지 금리가 매우 등락을 거듭 중이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 후 급등세를 보였던 금리는 한주 쉬어 가는가 싶더니 다시 급등세를 나타냈다. 7월 둘째 주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약 4.51%로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이 다시 양적완화 정책이 당분간 필요하다며 기존의 입장을 변경하는 발언을 해 모기지 금리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모기지 금리 급등으로 재융자 기회를 잃었다고 판단한 대출자들이 다시 재융자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정부 발표 후 단기간 내 금리 급등락을 경험한 재융자 대출자들에게 더욱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겠다. 금리가 상승세를 타더라도 과거 대비 금리 수준은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재융자가 가능하다면 지금 실시해 금리를 장기간 묶어두면 좋다. 그렇다고‘친구 따라 강남 가는’식의 재융자는 곤란하다. 재융자 실시 전 점검사항을 알아본다.

■15년 vs. 30년

재융자를 통해 기존의 30년 만기 모기지를 15년 만기로 단축시키거나 반대로 15년 만기 모기지를 30년 만기로 연장시킬 수 있다. 아니면 기존의 만기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며 재융자를 실시하기도 한다. 만기 조건을 변경시키거나 유지하는데 따른 각각의 장단점이 있고 현재 대출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도 만기 조건 변경이 좌우된다.


만기 조건을 연장하는 재융자는 다달이 납부해야 하는 페이먼트 금액이 현저히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현재 모기지 페이먼트 외의 다른 가계비용 부담이 크다면 만기 조건을 연장하는 재융자가 고려된다.

그러나 만기를 연장하게 되면 대출기간 납부하게 되는 모기지 원리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만기 조건을 단축시키는 재융자는 대출기간의 모기지 원리금을 현저히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당장 매달 납부해야 하는 모기지 페이지먼트 금액이 늘어나게 된다. 재융자 후 늘어나게 될 모기지 페이먼트 금액을 감당할 수 있다면 만기 단축 재융자를 통해 대출상환 시기를 앞당기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최근 모기지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30년 만기에서 15년 만기로 갈아타는 재융자가 늘었다.

모기지 대출기간도 재융자 신청 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최근 1~2년 사이 모기지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재융자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재융자에 거듭 나서는 대출자가 많았다.


그러나 모기지 대출을 받은 지 20년 이상된 대출자들은 재융자 실시에 따른 혜택이 크지 않다. 일반적인 모기지 페이먼트 산정 방식에 따라 모기지 대출기간이 오래될수록 페이먼트 중 이자보다 원금의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출을 받은 지 20년이 지난 대출자가 재융자를 받게 되면 다시 이자부터 납부해야 하는 셈이다.

■수수료 비용부터 따져야

재융자 실시에는 수수료 비용이 따르게 마련이다. 비용이 없는 것처럼 광고되는 재융자도 이자율이 높게 적용되는 등 숨은 비용이 반드시 있다. 재융자에 들어가는 비용은 클로징 비용을 포함, 타이틀, 에스크로, 보험, 주택감정 비용 등이 있다.

재융자를 실시하기 전 관련 비용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예상되는 비용도 확인해야 한다. 예상 비용을 알았다면 재융자 실시로 기대되는 모기지 페이먼트 절약 금액과 비용을 비교해야 봐야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존의 이자율을 약 2%포인트 이상 낮출 수 있다면 재융자를 실시해도 좋은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이자율이 변동폭이 1~1.5%포인트 대라면 재융자 수수료 비용과 비교해 득실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 재융자 비용과 페이먼트 절약액을 비교할 때 흔히 활용되는 간단한 계산법이 있다.

재융자 수수료 비용을 재융자 후 절약되는 모기지 페이먼트 금액으로 나누면 비용 회수기간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비용 회수기간이 18개월 미만이면 재융자를 실시해도 좋지만 18개월보다 길다면 재융자를 고려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현재 모기지 대출 잔여액이 35만달러이고 6%의 이자율을 적용받아 매달 약 2,098달러43센트의 페이먼트를 납부하고 있는 대출자의 재융자를 예로 들어 보겠다.

이 대출자가 재융자를 통해 이자율을 전문가들의 추천 이자율대인 4%로 낮추면 월 페이먼트는 약 1,670달러97센트로 줄게 된다. 재융자를 통해 절약되는 금액은 월 약 427달러46센트로 꽤 높은 편이다.

재융자 실시로 인해 들어가는 수수료 비용을 융자액의 약 2%인 7,500달러로 가정했을 경우 이 비용이 회수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7,500달러를 427달러46센트로 나눈 약 17.5개월이다.

전문가들의 추천 비용 회수기간인 18개월보다 짧아서 이 경우 재융자를 실시해도 좋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수수료 없는 재융자 없다

간혹 수수료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재융자라는 광고 문구에 귀가 솔깃해진다. 수수료 비용이 없다는데 낮은 이자율로 갈아타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용이 없는 재융자는 있을 수가 없다. 신규 모기지 대출 때 대출기관 측에 비용이 발생하듯 재융자 발급 때에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출기관 측이 무비용 재융자를 실시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방식을 알게 되면 재융자가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출 은행들이 흔히 무비용 재융자를 실시하는 방식 중 한 가지는 조금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것.

대출자가 재융자 수수료를 별도로 납부할 경우 시중 이자율을 적용하지만 비용을 부과하지 않게 되면 시중 이자율보다 조금 높은 이자율을 적용해 월 페이먼트 금액이 다소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방식은 이자율을 조정하는 대신 비용을 모기지 원금에 포함시키는 것. 이때 역시 모기지 원금이 불어나 다달이 납부하는 페이먼트 금액이 높아지게 된다.

대출 은행들은 신규 대출이나 재융자 발급 때 대출 신청자에게 ‘실질 연 이율’(APR)을 사전에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 APR에는 단순히 모기지 이자율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비용까지 포함시켜 이자율 형태로 계산한 것으로 예상 APR이 현재 적용되는 이자율보다 높으면 재융자를 실시하지 않는 편이 좋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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