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홈 워런티’바로 알고 제대로 활용을

2013-07-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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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종의 보험 역할… 보통 1년 유효 디덕터블 수리 건당 100달러선 정도 신규 주택이라면 가입 필요성 적어

가전제품이나 차량을 구입하면 품질보증서가 제공된다. 한국에서는‘애프터서비스’라고도 알려져 있는 보증기간에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무상으로 수리를 해주겠다는 보증이다. 이처럼 주택을 사고 팔 때도‘주택 보증’(Home Warranty)이란 제도가 있다. 가전제품이나 차량 구입 때 딸려 오는 품질 보증 프로그램은 구입비에 포함되지만 홈 워런티로 흔히 불리는 주택 보증은 별도로 구입해야 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제품의 품질 보증과 달리 일종의 보험과 같은 형태로 운영되는 데 주택에 문제가 발생하면 자기 부담금인‘디덕터블’을 지불하면 나머지 비용은 홈 워런티 업체가 책임지는 형태다. 가주에서는 주택 매매 때 대개 집을 파는 셀러가 바이어 측에 구입 후 1년에 해당하는 홈 워런티 프로그램을 구입해 주는 것이 관행이다.

■보증범위

홈 워런티 플랜을 일종의 보험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미래에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듯 주택에 문제가 생길 것을 대비해 가입하는 것이 바로 홈 워런티 플랜이다.


대부분의 보험료는 매달 나눠서 납부하는 것과 달리 홈 워런티는 가입 때 1년치 비용을 한 번에 납부한다. 대개 유효기간은 1년이며 기간이 만료되면 비용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다시 1년치를 연장하는 편이 좋다.

홈 워런티는 주택의 크기와 보증범위 등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미국 주택 중간 크기인 약 2,300평방피트를 기준으로 볼 때 기본 플랜의 비용은 연간 약 300~500달러선으로 비싸지 않은 편이다.

반면 홈 워런티 플랜이 보증하는 범위는 꽤 넓은 편이어서 주택 구입 때나 보유기간에 구입 또는 연장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대부분의 홈 워런티 업체가 보증하는 범위에는 큰 차이가 없다. 피델리티 내셔널 홈 워런티사의 경우 ‘콤프리헨시브 플러스’ 플랜의 비용이 연 370달러(단독주택 5,000평방피트 미만 기준)다.

이 플랜이 제공하는 보증범위는 상하수도 관련 시설, 워터히터, 난방시설, 전기 시설, 냉난방 배관시설, 전화배선, 차고문, 식기 세척기, 전자레인지, 오븐, 개스레인지, 음식 찌꺼기 처리기 등으로 광범위하다. 여기에 에어컨 시설을 추가할 경우 60달러, 수영장은 125달러, 지붕은 95달러씩별도 비용을 내면된다. 이런 방식으로 필요한 시설은 별도 비용을 내고 얼마든지 수리를 보증 받을 수 있다.

■모든 고장 무상 수리는 아니다

홈 워런티 제도의 기본 목적은 주택이 거주에 필요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보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장이 발생했을 때 불편 없이 거주할 수 있도록 수리가 제공되지만 무상 수리나 새 시설로 교체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홈 워런티 가입자들은 아무리 낡은 집을 구입해도 홈 워런티만 가입하면 다 해결될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홈 워런티 플랜은 디덕터블 제도로 운영된다. 고장이 발생했을 경우 플랜 가입자가 일정 금액을 납부하면 나머지 비용은 워런티 업체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업체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디덕터블 금액은 수리당 대략 100달러선이고 수리비가 100달러보다 적으면 가입자가 수리비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만약 동일한 시설에서 고장이 잦으면 홈 워런티를 통해 수리를 요청해도 수리비가 쌓이기 때문에 새 것으로 교체하는 편이 유리할 수도 있다.

따라서 홈 워런티 플랜에 가입하기 전에 주택건축 연도나 시설들의 평균 수명 등을 알아두면 좋다. 만약 신규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라면 홈 워런티 가입 필요성이 낮아진다. 대개 신규 주택을 분양하는 건설사들이 자체적으로 워런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건설사가 제공하는 워런티는 건물 구조적 결함은 10년, 냉난방, 상하수도, 전기 시설 등은 2년, 가전제품 등은 6개월 정도씩 워런티를 제공한다.

■업체별로 다른 계약조건 숙지

홈 워런티 플랜에 가입하기 전에 해당 업체가 제공하는 계약조건을 미리 검토하면 좋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항목별로 수리에서 제외되는 사항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는 제조연도가 오래된 가전제품은 수리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하고 일부 업체는 가입자가 가전제품이나 시설을 정기적으로 관리하지 않았을 경우에도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수리업체를 가입자가 선택할 수 없다는 점도 홈 워런티 플랜의 단점으로 지적된다.

고장이 발생했을 경우 가입자는 워런티 업체에 수리 요청을 하게 되는 데 이때 워런티 업체가 고용한 수리업체가 가입자의 주택으로 파견되는 것일 일반적이다.

만족스런 경우도 많지만 소비자 관련 웹사이트에 따르면 워런티 업체가 파견한 수리 업체에 대한 불만신고 건수가 홈 워런티 관련 불만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낡은 주택·임대용 반드시 가입

그래도 가입비용에 비해서 보증되는 범위가 넓기 때문에 주택 보유자라면 보유기간 홈 워런티 플랜에 가입해 두면 좋다. 특히 건축연도가 오래됐고 여러 시설이 낡은 경우 홈 워런티 가입을 통한 득이 실보다 많다. 무더운 여름철 에어컨이 갑자기 작동을 멈췄을 경우 일반 업체를 통한 수리비는 대부분의 경우 100달러가 넘는다. 그러나 워런티를 통해 수리를 실시할 경우 100달러의 비용만 부담하면 일시적이라고 할지라도 무더위를 피할 수 있다.

임대용 투자 주택을 보유한 경우도 홈 워런티 가입이 필수적이다. 세입자들의 경우 집안에 문제가 발생하면 직접 수리에 나서기보다는 일단 집주인에게 연락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마다 수리업체를 물색하는 것보다 홈 워런티 업체를 통해 수리를 해결하는 것이 훨씬 간단하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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