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보사회의 정보윤리

2013-07-15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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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석 성공회 사제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는 말이 있다. 세상에는 비밀이 없다는 말로 말조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속담이다. 도청, 감청, 인터넷 해킹이 빈번히 일어나는 오늘날 정보사회와 두루 통하는 속담이다.

요즘 정보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 보이는 부끄럽고 놀랄만한 일들이 미국과 한국에서 일어났다. 미국은 국가안보국(NSA)이 주도한 개인정보 수집을 외국 언론에 공개하고 망명을 시도하고 있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문제로 어수선하고, 한국은 국가 안위를 지켜야 할 국정원이 비밀 댓글 작업을 통하여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주려했다는 의혹으로 정치권과 국민의 질타를 받고 있다.

두 사건은 오늘날 정보사회 속에서 개인에 대한 국가기관의 정보수집의 범위, 국제관계 속에서 한 국가의 정보수집의 범위 곧 정보 주권에 대하여, 정보기관의 정치 관여에 대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미국의 스노든을 보자면 그의 처신에 대하여 사람마다 평가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행동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평가에 앞서 정보 공개로 인하여 당할 각종 불이익이나 평생 감옥에 갇힐지도 모르는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정보를 공개한 그의 동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노든은 영국 가디언 기자에게 비밀문건을 넘기며 이런 쪽지를 주었다고 한다.

“내 행동의 대가로 고통을 겪게 될 것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세상이 비밀스러운 법과 불평등한 사면과 저항불가한 집행력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는 걸 잠시라도 드러내 보일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스노든은 개인 프라이버시는 물론 자신의 모든 정보들이 정부기관에 노출된 채 늘 감시당하며 사는 숨 막히는 세상에 대한 거부와 지구상의 시민들이 자신들이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를 묻는 계기를 만들고자 폭로를 했다고 동기를 밝혔다.

한국 국정원의 경우는 국가 정보기관의 존립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문제를 노출시켰다. 오직 국가의 안보와 안위를 지켜야 할 정부 내 최고의 정보기관이 대통령 선거에서 정치에 관여한 의심을 받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공공기관으로서 정보윤리를 망각한 일이다. 더구나 편향된 댓글 작업을 통하여 온라인상에 대량 불법정보를 유통 시켰다는 의혹의 당사자가 되었으니 부끄러운 일임에 틀림없다.

오늘날 우리는 정보가 넘치는 정보사회를 살고 있다. 사업도 교육도 기업이나 국가 경영도 정보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정보는 힘이요 돈이며, 국가의 안보가 되었다.

우리는 정보의 홍수와 스피드 속에 살고 있다. 인터넷을 통하여 단 몇 분만에 원치 않는 개인의 신상이 공개되어 상상도 못할 불이익이나 고통을 당하기도하고, 지구 한 모퉁이의 미담이 단 몇 분만에 세상에 알려져 훈훈한 인정과 감동과 공감을 주기도 한다.

이제 불법, 탈법에 기초한 정보수집, 상대방이나 상대 국가를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음습한 정보문화는 사라져야 한다. 사회의 미풍양속을 해치는 정보나, ‘카더라식’의 무책임하고 근거 없는 정보도 없어져야 한다. 올바른 정보윤리의 확립과 실천이 요구된다.

정보를 주고받을 때에는 상대방의 인격과 사생활에 대한 존중의 마음이 있어야 하고, 자신이 나눈 정보에 대하여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며, 상대방의 삶을 유익하게 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하려는 공동선을 지향하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바르고 정확한 정보문화가 따뜻하고 좋은 세상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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