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고 받는 원리(2)

2013-07-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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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방 비 부동산 로렌 하잇

<1> 어느 마을에 늘 말이많고 시비 붙이기를 좋아하는소녀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고, 사람들을 싸움 붙이기 좋아해서이웃들은 그녀 때문에 피해를입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녀를 보면 마치 귀신을 본듯 도망치느라 바빳으며, 혼인 적령기인 그녀에게 뭔가를 물어보는 사람도 없었다.

이 때문에 의기소침해진 소녀는 그곳의 가장 덕망있는사람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

“난 너처럼 예쁜 아이는 본적이 없다. 그런데 넌 참 말이 많구나. 내가 이 결점을없애는 법을 일러주마. 우선시장에 가서 닭을 사고, 그닭의 털을 뽑아 길에다 그걸뿌리면서 돌아오도록 해라.”이 일은 매우 쉬웠다. 소녀는흔쾌히 분부대로 하고 돌아왔다. “아주 잘했구나, 첫번째 단계는 훌륭히 잘 수행했으니, 이제 두번째 단계의 숙제를 주마. 네가 아까 길에다뿌린 닭털들을 모조리 다 주워 오도록 해라!”“아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지요? 바람에 날려서 털들은 이미 다 날아 갔을 거라구요.!” 소녀는 소리쳤다.”이와 똑같다. 예전에 네 입에서 나온 시비거리 말, 쓸데없는 말들은 이 닭털들과 꼭같이 날아갔을 것이다. 넌 네가 만들어논 시비 거리들이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는지 모를게다. 넌 절대로 다시 그 말들을 거둬들일 수 없을거야. 이제부터 넌어떤 시비에 대해 생각하게될때는 반드시 입을 꼭 다물도록 해라. 말이 많아지면 실언할수 있다. 그리고 한번 실수한 말은 주워 담기 힘들다는 말이다.”<2> 세계 2차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프랑스의 화가이자 수필가였던 “장 베르코르,vercors” 는 그 유명한 소설 <바다의 침묵>을 지하‘ 레지스땅스’신문에 발표한다.


당시 100만 대군을 보유했다고 장담하던 프랑스군이 독일군에 힘한번 못써보고 무너져버린 현실에 실망한 작가는<침묵>이란 말로 이 모든 위선과 허풍 그리고 힘쎈 군대에 대해 저항한다.

나치 독일의 프랑스 점령때를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점령군의 독일장교 ‘베르너’가 숙소를 묵는 곳에 연로한 주인과 조카딸, 세사람의팽팽하고 이상한 분위기의 대화가 이어진다.

즉 독일군 장교의 일방적대화와 오직 침묵으로 대답하는 두사람의 프랑스인의모습이 이야기를 끌고간다.

깊은 침묵으로 일관하는 조카딸의 매력적인 모습에 대한 젊은 장교의 매너있는 배려와 행동이 마음을 끈다. 뜨게질과 무표정한 모습의 조카딸의 침묵속에 그 우아하고 예술을 사랑했던 프랑스인의 저항을 대변한다. 침묵속에서도 대화의 흐름은 얼마든지 있을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심전심’ 이란것, 말없이도 서로 통하는 것 아닌가! 전방으로 떠나는 젊은 장교’베르너’와 <침묵>으로 저항했던조카딸과의 대화의 공감대가생기기 시작한다. 마음이 움직인다. 이처럼 잠잠히 바라보는,기다리는 모습은 사실은 더강한 모습이 아닐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안녕히 가시라’는 인사말을 나눈다. 참 정감있는 인사말이다. 이소설의문학적 가치를 평하는 것보다,필자의 초점은 <침묵>으로도서로가 마음이 연결될수 있다는데 있다. 가슴이 찡해지는기분이다.

<3>필자가 좋아하는 영어단어 중에“ Integrity” 란 말이 있다.

“책임을 질줄 아는 정직함과 최선을 다하는 완전한 모습” 을 함축한 뜻이란다. 서양속담에“ 바보는 하고픈 말을 하고, 총명한사람은 해야할 말을 한다.”는 말이있다. 집을 팔고 사는일이나,비즈니스,커머셜 거래나, 또한인생사에는 말은 언제나 수없이 오고간다. 무언가를 설득하기 위해서든, 화려한 말 재주로좋은말을 하거나, 말을 잘하는것이 필요한게 아니라, 때와 장소를 가려서, 자신의 말을 듣는사람에게 잘 들어 맞는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게 필자의생각이다.

또 때로는 말을 하지 않는편이, 열변을 토하는 것보다효과가 있을때가 있다. 이렇듯<침묵>과 <책임지는 정직함>으로 나누는 대화가 우리시대를 사는 삶의 최고의 ‘주고받는 원리’가 아닐까!(213)761-4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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