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호 (Sports Podiatry 족부과 의사)
입은 듯 안 입은 듯 짧은 하의를 입어 ‘하의실종 패션’을 선보이는 여자 아이돌 멤버들은 미니스커트, 핫팬츠, 스키니진 등 어떤 옷을 입어도 유난히 멋진 각선미를 자랑한다. 그와 무관하지 않게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각선미를 드러내는 각종 패션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예쁜 다리와 발목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최근 싸이 열풍에 밀려 다른 한류가 주춤한 듯 보이지만, 얼마 전까지 핫팬츠를 입고 ‘소원을 말해봐’를 외치며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남미까지 진출해 각선미를 뽐내던 소녀시대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소녀시대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윤아는 유독 다리를 X자로 꼬고 서 있는 경우가 많다. 왜 윤아는 자신 있게 서지 못하고 항상 부자연스러운 다리 모양을 하고 있을까?
오늘은 한국인에게 빈번한 O자형 다리에 관하여 더 자세히 이야기해볼까 한다.
주위의 많은 젊은 부부들이 “우리 아이가 휜 다리인 것 같아요”라며 걱정을 한다. 대개의 부부들은 자신들이 휜 다리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 아이만은 휜 다리가 안 되었으면 한다며 진료를 부탁해 오곤 한다.
하지만 정상적인 아이들 대부분이 태어날 때 휜 다리를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므로 태어나서 만2세까지의 O자형 다리는 병증이 아니고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다. 만2세부터 4세까지는 반대로 X자형 다리가 많이 발생하고, 이후 만4세 때부터 7세까지 다리의 발달이 다시 반대로 진행되어 곧은 다리의 모양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때부터 실제 병증이 뚜렷이 보이게 된다.
사실상 만 4세에도 O자형 다리를 보이며 7세 때까지도 계속 유지된다면 그 아이는 성인 때도 O자형 다리를 갖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유아의O자형 또는 X자형 다리는 주로 평발과 함께 발생하므로, 만4세부터 청소년시기까지 발바닥 내측 아치를 지지해주는 치료만으로도 휜 다리의 발생을 예방 혹은 억제 그리고 치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영아의 경우, O자형 다리가 아니어도 다리의 휜 모습이 더 과장되게 보이게 된다. 다리 외측의 지방조직과 근육 등의 연조직등이 더 많이 분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주 드물기는 하나 구루병, 비타민D 결핍, 성장판의 비정상 등의 증상을 배제하면 과장되어 보이는 영아의 O자형 다리는 대개 자라면서 그 증상이 완화되고 결국 없어진다. 그러니 성급히 자신의 아이가 O자형 다리라고 생각하고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리는 서로 다른 한쪽 다리의 영향을 받는다. 또한 발, 발목, 다리, 무릎, 허벅지, 고관절, 골반, 척추 등의 모양과 변형들이 서로 영향을 미치고 Compensation(보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단순하게 휜 다리를 무릎과 다리의 문제로만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만3살인 소아환자는 Genu Varum(O자형 휜 다리)로 진단받고 내원했는데, 실제로 진찰 및 검사를 해보니 Intoe(내족지)를 수반한 Pseudo-bowlegs(거짓휜다리)로 진단되었다. 약간 과장되어 보이는 O자형 다리를 가진 이 소아환자는 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향하는 안장걸음으로 걷기 때문에 더 심한 O자형 다리로 보였던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휜 다리의 원인은 복합적 요인에 의한 것이므로 단순히 병증을 보이는 부분만을 보고 진단할 것이 아니라 발, 발목, 다리, 무릎, 허벅지, 고관절, 골반, 척추 등 모든 곳을 검사하여 정확한 감별진단과 확정적인 진단이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