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페이먼트 부담되면‘하이브리드’고려

2013-06-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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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기지 금리 뛰는데 어떻게 할까

▶ 30년 고정-5년 변동 금리 차 1.17%P 현 이자율 추세 감안 1년 변동은 조심 재융자 쉽지 않다면 ‘캐시 인’ 문의를

모기지 금리 급등에 주택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3%대였던 모기지 금리가 불과 한 달 사이에 4%대를 훌쩍 넘기자 부동산 시장이 다시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현재 모기지 금리 급등에 따른 최대 피해자는 저소득 주택 구입자와 재융자가 절실한 주택 보유자들이다.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 모기지 페이먼트도 오르기 때문에 대출자들의 소득조건도 상승 조정된다. 봉급생활자의 경우 월급이 인상되거나 부업을 찾아야 하고 자영업자라면 매출을 늘려야 하는데 당장 실현되기 힘든 조건들이다. 재융자를 실시해야 하는 주택 보유자는 금리가 오르면 재융자 실시 후 기대되는 페이먼트 하락폭이 줄어들기 때문에 앉아서 손해를 보는 격이다. 하지만 눈을 조금만 돌려보면 이자율 급등에 대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기지

당장 주택을 구입해야 하는데 최근 급등한 모기지 금리가 부담스럽고 일정기간 안정적인 금액의 페이먼트를 내는 것이 목표라면 ‘하이브리드’(hybrid) 변동 모기지를 고려해 볼 만하다. 하이브리드 모기지는 고정 금리와 변동 금리가 함께 적용되는 모기지 형태다.


대개 모기지 대출 후 3~10년 기간에 장기 고정 금리보다 낮은 이자율이 적용되고 이후부터는 시중 금리 시세에 따라 이자율이 변동되는 형태의 모기지다. 이자율이 변동된다는 위험성에 대한 보상으로 초기 고정 금리가 매우 낮은 것이 장점이다. 프레디맥의 발표에 따르면 6월 첫째 주(6일 마감기준) 30년 만기 고정 금리(3.91%)와 5년 변동 금리(2.74%)간의 금리 격차는 무려 약 1.17%포인트로 벌어졌다.

두 금리가 적용된 페이먼트 금액을 보면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20만달러를 대출할 때 4.25%의 금리가 적용될 경우 매달 납부 페이먼트는 약 934달러지만 이보다 약 1%포인트 낮은 이자율 3.25%가 적용된 페이먼트 금액은 월 약 870달러로 매달 약 70달러가 줄어든다. 5년 후 두 이자율 간 페이먼트 금액 차이는 약 4,100달러 늘어난다.

따라서 당장 모기지 페이먼트를 조금이라도 낮추려는 대출자에게는 하이브리드 변동 모기지가 고려 대상이다. 그러나 고정 금리에서 변동 금리도 적용되는 시기가 금리 상승기라면 위험 부담이 높아진다. 갑작스런 금리 상향조정에 따라 페이먼트가 하루아침에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낮은 금액의 페이먼트가 절실하고 주택 구입 후 수년 내에 처분 계획이 확실한 대출자들에게 더 적합하다.

■1년 변동 금리

3~10년간만 고정 금리 적용되고 이후 금리가 변동되는 형태의 모기지보다 더 낮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모기지도 있다. 대출 후 1년간 금리가 고정되고 이후부터는 금리가 시세에 따라 변동되는 형태의 모기지다. 현재 1년짜리 변동 금리의 전국 평균은 약 2.58%로 5년짜리 변동 금리와 큰 차이가 없다. 반면 모기지 금리는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이같은 상승 추세는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따라서 1년 내에 주택을 처분하거나 재융자가 불가능하다면 아무리 페이먼트가 낮다고 해도 1년짜리 변동 금리는 고려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그러나 회사 장기 출장이나 전근 등의 사유로 약 1년 정도 머물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라면 가장 낮은 모기지 페이먼트가 기대되는 1년짜리 변동 금리를 고려해 볼만하다.

■눈높이(구입 가격대) 낮추기


이론은 간단하면서도 실행은 어려운 팁이다. 매달 지불 가능한 모기지 페이먼트 금액은 제한적인 반면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원하는 집을 구입하기 어려워진 경우 구입 가격대를 낮추는 방법밖에 없다. 이 방법은 모기지 페이먼트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현재 과열 양상의 주택 구입 경쟁 현상에서도 구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적극 권장된다.

약 4.25%의 이자율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25만달러짜리 주택을 구입할 경우 월 페이먼트 금액은 약 1,230달러. 그러나 눈높이를 조금만 낮춰 22만달러짜리 주택을 구입하게 되면 페이먼트는 약 1,080달러로 낮아져 월 약 15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만약 가격대를 더 낮추면 페이먼트 부담을 크게 경감할 수 있어 보다 여유로운 삶을 누리며 주택가격 상승이라는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 ‘캐시-인’ 재융자

재융자를 통해 페이먼트를 낮추려고 했지만 모기지 금리가 올라 힘들어졌다면 ‘캐시-인’(cash-in) 재융자 방법도 있다. 캐시 인 재융자는 말 그대로 보유 현금으로 현재 남아 있는 대출금의 일부를 갚는 방식의 재융자다. 이자율이 올랐지만 대출금은 감소해 페이먼트가 줄어드는 효과가 기대된다.

또 ‘주택담보 대출비율’(LTV)도 낮출 수 있어 재융자 승인율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가계 자금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을 때 활용 가능한 방법이며 캐시-인 재융자를 통해 장기 모기지를 15년 만기 등 단기 모기지로 전환하면 대출 상환시기를 앞당겨 은퇴 후 노후생활도 어느 정도 보장된다.

■아직까지는 30년 고정이 안전

모기지 금리가 급등세라지만 안정적인 가계부 운영이 최우선 목표라면 아직까지는 30년 고정 금리가 적용되는 모기지가 적합하다. 크레딧 기록이 우수하고 자금사정이 좋아 주택 구입 때 다운페이먼트로 20% 이상의 금액을 동원할 수 있다면 4%대의 모기지 금리도 나쁜 편은 아니다. 모기지 금리가 예상 밖의 장기간 동안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다가 최근 갑자기 오르자 시장 관계자들이 호들갑인 모습이다.

그러나 4% 초반대의 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과거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현재 보유중인 주택을 수년 내에 처분할 계획이 없고 대출 조건이 양호한 주택 소유주나 대출자는 위험 부담이 따르는 변동 금리보다는 30년 고정 금리가 유리하다. 자금이 조금 여유로운 편인 대출자는 비용을 선불로 지급해 이자율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장기간 적용되는 이자율을 낮출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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