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쏟아지는 부동산 호재…‘집값’힘 받나

2013-06-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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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R이 전망하는 주택시장

▶ 실업률 꾸준한 하락세 FRB 목표치 근접 매물 부족 여전… 내년까지 13% 오를 듯 모기지 대출 유자격 바이어도 크게 늘어

주택시장이 기대 이상의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역풍이 만만치 않아 회복세가 유지되기 힘들다는 일부 비관론은 현재 꼬리를 내린 상태다. 가장 최근 발표된 소식은 주택가격 급등에 대한 소식이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20대 도시 S&P케이스 실러 주택가격지수가 지난 3월 전년 동기 대비 약 11% 올라 7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앞서 약 일주일 전에는 주택 자재 유통업체 홈디포가 시장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함과 동시에 주가는 52주만에 가장 높은 가격으로 수직 상승하기도 했다. 이처럼 주택시장 안팎에서 연일 좋은 소식이 나오면서 시장 전문가들도 강한 주택시장 회복세를 확신하고 있다. 최근 워싱턴 DC에서 개최된‘주택시장 포럼’에서‘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렌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이 이미 다년간에 걸친 회복 초기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NAR가 내세운 주택시장 전망이 밝은 이유를 알아본다.

■고용지표 호조세 이어가

NAR가 주택시장 전망과 관련, 가장 반기는 소식은 고용지표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용지표가 개선되어야 주택수요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동시에 모기지 금리 상승, 정부 지원 축소 등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도 해소될 수 있다. 일자리가 늘어날수록 가구수 증가에도 긍정적이어서 미래 주택수요를 뒷받침 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우선 실업률은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가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제시한 목표치에 근접해가고 있다. 지난 4월 실업률은 약 7.7%로 연준 목표치인 6.5% 수준까지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또 최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안정적으로 감소되는 등 고용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주택시장 전망을 밝게 해주는 요인이다.

■휴가용 및 투자용 주택구입 증가

주택가치가 오르고 가계부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휴가용 및 투자용 주택구입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투자용 주택구입에 대한 관심은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크게 번져 일부는 은퇴연금 계좌인 ‘401(k)’에 손을 대면서까지 투자용 주택구입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실수요자에 의한 주택구입에 투자자들까지 합세하면서 현재 주택구입 수요는 폭발적인 증가세다.

NAR에 따르면 지난해 매매된 주택 중 약 65%는 주거용도의 구입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투자용이 휴가용 구입이었다. 투자용 주택구입은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약 25%였고 약 11%는 휴가용도로 구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매매된 휴가용 주택의 중간가격은 약 15만달러였고 투자용 주택의 중간가격은 약 11만5,000달러로 각각 2011년보다 올랐다.

한편 휴가용 및 투자용 주택구입 인종은 백인이 75%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아시안은 10~14%로 두 번째로 많았다.


■매물부족이 가격 상승 도와

지난 4월 중 주택매물이 전달 대비 소폭 늘었지만 그래도 현재 급증하는 주택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4월 중 매물은 3월보다 약 4% 증가했으나 1년 전에 비해서는 약 14%나 감소한 수치로 주택가격 상승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이미 주택가격이 강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NAR는 주택 가격이 올해와 내년에 걸쳐 약 13%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매물량은 13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올해 두 자릿수 비율의 주택가격 상승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대출자격 조건 완화추세

모기지 대출조건이 완화되고 있는 점도 주택시장에는 긍정적이다. 2008년 발생한 ‘서브 프라임’ 사태로 대출조건이 한동안 까다로웠으나 최근 들어 서서히 풀리고 있어 대기 주택 구입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NAR에 따르면 서브 프라임 발생 직후인 2009년 컨벤셔널 융자 기준이 되는 평균 크레딧 점수가 770점대까지 치솟은 바 있으나 최근 다시 720대로 내려왔다. 또 FHA 융자 기준 크레딧 점수도 평균 약 680점대에서 최근 660점대로 낮아져 대출이 훨씬 수월해졌다.

주택 거래를 중도에 무산시키는 주범이었던 ‘낮은 감정가’ 관행도 서서히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택거래 가격과 감정가 간 큰 차이로 주택거래가 중도에 깨지는 사례가 많았다.

이는 서브 프라임 사태 이후 부적절한 감정가로 인한 주택가격 부풀리기를 막겠다는 취지로 주택감정 규정을 강화한데 따른 것인데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주택거래가 감소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어 주택감정 업계도 이같은 추세를 따라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출자격 갖춘 세입자 늘어

집값이 많이 떨어졌고 모기지 금리도 낮아 집을 사고 싶지만 대출이 막혀 집을 못하는 세입자가 많다.

그러나 NAR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모기지 대출자격을 갖춘 세입자가 크게 늘면서 올여름 주택구입 시즌에 대거 합류할 전망이다.

NAR는 현재 주택을 임대 중인 세입자 중 절반이 넘는 약 51%가 모기지 대출자격을 갖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00년에 비해 800만명이 넘는 세입자가 주택구입 자격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당장 집을 구입할 계획이 없더라도 향후 주택구입 수요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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