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나의 아내는 딸을 참 원했는데, 아들만 둘을 낳았다. 섭섭한 마음도 있지만, 딸을 기르기가 훨씬 신경이 많이 쓰이고 조심스러워서 한편 다행스럽게도 생각된다. 참 세상이 무섭게 변했기 때문이다. 엊그제 신문에는 17살 난 고등학교 졸업반 여학생이 앨범 사진을 찍는데 몇개월된 자기 아이를 데려와 같이 찍었고, 이 사진을 졸업 앨범에 올릴 수 없다고 하자 문제가 된 기사가 났다.
한때 정치적 논쟁으로까지 번진 ‘Plan B One-Step’(Morning-after pills) 이라는 임신 방지약이 최근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이 약은 성행위 후 72시간 내에 복용하면 임신을 방지하는 약이다. 처음에는 처방약이었으나, 그 안전성이 증명되어 제조회사가 비처방약(OTC)로 허가해 줄 것을 식약청(FDA)에 오래전에 신청했다.
그러나 이 약은 그 기능의 특수성 때문에, 즉 안전성과 효능뿐만 아니라, 도덕적, 윤리적, 사회적인 영향을 고려하여 정치적 이슈로 번지게 되었고, 보수파의 반대로 오랫동안 처방약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은 2011년에 17세 이상의 여성만 나이 증명서와 부모의 동의서를 약사에게 보이고 처방 없이 살 수 있도록 허가가 나왔다.
그러나 이에 불만을 품은 제약회사는 다시 소송을 했고, 지난달에 뉴욕의 동부 구역의 연방법원 판사 에드워드 코먼은 이 약의 안전성이 증명된 이상 판매 대상 나이를 제한하는 것은 불법이므로 모든 연령의 여성이 구입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흥미로운 것은 이 판결을 예상한 식약청은 판결 전에 구입할 수 있는 나이를 15세로 낮추었고, 또한 법무부는 연방법원의 판결에 항소하기로 결정을 했다. 아마도 항소 이유의 가장 유력한 것은 이 약이 모든 연령에 안전하다는 것을 아직은 임상적으로 증명하지 못했다는 점 일 것이다.
이 글의 주요 논지는 15세 이하의 여자 아이들도 임신할 경우가 많음을 당연히 인정하고 나이 제한을 없애야 한다는 놀라운 주장에 있다. 라디오 방송의 대담을 필자가 잘못 듣지 않았다면, 이 약에 관한 인터뷰에서 한 십대 여학생은 아스피린이나 Plan-B나 안전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왜 나이 제한을 하고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요사이는 결혼 전에 순결을 지키는 사람을 오히려 이상한 별종처럼, 심지어는 무언가 잘못된 사람처럼 여기는 세상이 되었는데, 큰 아들은 고등학교 시절 신앙집회에서 프라미스 키퍼(Promise Keeper)의 서약(결혼 전까지 순결을 지킴)에 서명하고, 그 약속을 지킨 것을 나에게 말해주었다. 그 아들이 참 자랑스럽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