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주예장 총회 파행… 양분사태

2013-05-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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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회에서 무슨 일이

▶ 3개로 나뉜 서가주노회 “대의원 인정 안돼”발단 투표서 ‘사고 노회’규정 불복파 별도 총회 만들어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이하 KAPC)가 37회 총회기간에 둘로 분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KAPC 제37회 총회(회장 김남수 목사)가 지난 21일(화)~24일(금) LA공항 인근 웨스틴 호텔에서 총회 대의원 281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21일 개회예배에서 조문휘 목사(뉴욕 동노회장)의 기도, 엄영민 목사(부총회장)의 설교, 장영춘 목사(뉴욕노회)의 축도로 마쳤다.

이어 진행된 회무처리는 총회 개회선언 직전, 총회장의 회의 진행 부적격 사유를 제시한 일부 대의원들의 총회장 개회선언 저지로 파행을 거듭했다.


거친 항의가 계속되자 총회장이 하단했으며, 회의 진행자로 나선 부총회장이 서가주노회가 3개로 등록돼 있어 대의원으로 호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자, 총회장은 순식간에 고함과 강단 점거로 몸싸움을 벌이는 등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부 총회장의 개회, 정회선언이 있은 후에도 소란이 계속되자 호텔 측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LAPD에 협조를 요청, 결국 회무처리 시작 1시간30여분이 경과한 오후 10시 대의원 전원이 회의장에서 퇴장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문제의 발단은 이번 총회에 대의원들에게 공식 배포한 총회 자료집에 등재된 회원을 인정, 호명하라는 측과 3개 노회 설립 배경, 총회 등록과정을 들어본 후 결정하자는 측이 첨예하게 맞서며 벌어진 일이다. 지난해 총회에서 서가주 노회 소속 총회 대의원은 모두 84명이지만 현재는 3개 노회로 분열되어 있는 상황이다.

22일 오후 8시에 재개된 속회에서 결국 갈라섰다. 주요 이유는 대의원 호명과 관련된 안건을 놓고 전체 대의원이 격론을 벌인 끝에 3개의 안을 도출했다. 1안은 총회 임사부에 보고된 내용 즉, 명단에서 빠져야 할 사람을 뺀다. 2안은 3개의 서가주 노회를 모두 1년간 사고 노회로 한다. 3안은 지난 36회 총회에서 호명한 대의원 명단을 사용한다는 안이다.

무기명 비밀투표가 진행됐으며, 서가주 노회 관련 대의원 외에 189명이 투표한 결과 2안이 121표로 나타났다. 1안 21표, 3안 41표, 무효 6표이다. 이와 관련, 10여개 노회 100여명은 동일 오후 11시35분 비상총회를 소집했다.

비상총회에서 ‘정통 주장 총회’로 명명한다며, “전통과 권위, 절차를 무시한 KAPC 37회 총회를 전면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총회에 나와 또 하나의 총회를 만든 개념이 아니다. 우리가 바로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정통 총회이다”라고 덧붙였다.

비상총회에서 선출된 임원은 총회장 이운영 목사(로스앤젤레스노회), 부총회장 최인근 목사(서북미노회), 서기 최기정 목사(카나다노회), 부서기 정종윤 목사(서가주노회), 회의록서기 국남주 목사(뉴욕남노회), 회계 안경희 장로(서가주노회), 부회계 노승호 장로(서가주노회)이다.


한편 KAPC 제37회 총회는 23일(목) 오후 공천부에서 공천한 임원을 결정했다. 임원명단은 총회장 엄영민 목사(남가주노회), 부총회장 정관일 목사(캐나다노회), 서기 고택원 목사(필라노회), 부서기 제임스 김 목사(남가주노회), 회의록 서기 조부호 목사(뉴욕서노회), 회계 김영생 장로(뉴욕노회), 부회계 김조인 장로(가주노회)등이다. 총회장 엄영민 목사는 부총회장에서 총회장으로 공천됐다.

양측은 23일 오후 5인 특별소위원회를 구성하고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됐다. 총회기간 내내 본 회의장 입구에 사설경비 요원들을 배치, 입장 제한 자를 가려내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KAPC는 38차 총회를 2014년 5월20일(화) 오후 7시에 소집하기로 하고 모든 일정을 마쳤다. KAPC는 지난 1978년 한국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측 출신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미주에서 창립됐으며, 현재 소속교회가 551개이다.


<글·사진 차용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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