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친환경 건강주택‘넷 제로’갈수록 인기

2013-05-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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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새 집의 20%… 2016년 40% 육박 전망 전기료 6분의 1로 뚝… 건축비용도 낮아져

■ 에너지 소모 적은 그린홈 바람

‘그린 그린 그래스 오브 홈…’ 팝 가수 톰 존스가 60년대 불러 히트시킨 노래다. 고향의 푸른 잔디를 그린다는 내용이지만 아마도 50년 후인 지금을 연상하며 부른 노래가 아닌가 싶다. 친환경을 의미하는‘그린’화 바람이 주택 건축업계에 거세게 불고 있다. 에너지 비용이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에 친환경 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업체마다 친환경 시설을 갖춘 이른바‘그린 홈’ 건축에 나서고 있다. 친환경 주택은 일반 주택에 비해 가격은 높은 편이지만 에너지 비용이 현저히 낮고 재판매 때 높은 가격에 팔 수도 있어 구입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친환경 주택 소유주들의 차압률이 일반 주택 소유주보다 낮은 것으로도 조사돼 친환경 주택 구입 때 모기지 대출이 수월할 전망이다.

■에너지 소모 제로, ‘넷 제로’ 주택


친환경 주택이 주택 건설업계에 도입된 지는 이미 오래 전이다. 최근에는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시킨 이른바 ‘넷 제로’(Net Zero) 주택까지 선보이며 친환경 주택 트렌드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넷 제로 주택은 에너지 사용량이 적은 시기에 잔여 에너지를 비축했다가 사용량이 높아지는 시기에 활용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춘 주택이다. 에너지 비축량이 늘어날수록 에너지 사용에 들어가는 비용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적의 주택으로 대형 주택 건설 업체인 KB 홈, 넥서스 에너지 홈스 등이 지난해 적극 건설에 나섰다.

넷 제로 주택을 포함,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친환경 주택 건설 바람은 이제 주택 건설업계에 거스를 수 없는 추세로 자리 잡았다. 주택 건설업계 분석업체인 맥그로힐 컨스트럭션에 따르면 주택시장이 침체기였던 지난해 새로 지어진 전체 주택의 약 20%가량은 친환경 주택 공법이 적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금액으로는 약 250억달러 규모의 주택이 친환경 주택으로 탄생한 것이다.

주택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친환경 주택 비율은 빠르게 높아질 전망이다. 맥그로 힐은 2016년까지 전국에서 신규 건축되는 주택 중 친환경 주택의 비율이 약 29%에서 많게는 약 38%까지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비용 뚝, 절약폭 쑥

과거 친환경 주택보급의 걸림돌이었던 공사 및 자재비용이 최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넥서스 에너지 홈스사에 따르면 친환경 주택과 일반 주택의 공사비용 차이는 최근 약 5~10%대까지 떨어졌다. 일부 건설업체는 일반 주택과의 공사비용 차이를 2%대까지 낮춘 ‘넷 제로’ 주택을 선보여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친환경 주택 건축비용은 감소세인 반면 신기술 개발에 따른 에너지 비용 절약 폭은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다. 월스트릿 저널에 따르면 건설업체 운영자 빌 헨리 대표는 애리조나 히어포드 지역에 가장 까다롭다는 친환경 기준을 따른 주택을 짓고 현재 에너지 비용 절약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건평 약 2,300평방피트 규모의 주택을 지으며 약 45만달러를 투자한 헨리 대표는 건축비 중 약 2만5,000달러를 친환경 설비에 할애했다.

에너지 낭비의 주범인 벽 사이 절연 처리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고 이중창도 모자라 삼중창까지 설치해 단열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전에 거주하던 주택에서 전기료만 월평균 약 300달러씩 내야 했지만 친환경 주택에 입주한 뒤로는 부부와 네 자녀가 각종 전자제품을 실컷 사용하고도 월 평균 전기료가 50달러를 넘지 않는다.


친환경이 주택이 각광 받고 있는 이유는 에너지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것만이 아니다. 집을 팔 때 일반 주택에 비해 높은 가격을 받고 파는데도 유리해 ‘기왕이면 친환경 주택’이란 생각을 갖는 바이어가 늘고 있다. UC버클리와 UCLA가 가주의 주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친환경 주택 인증을 받은 주택은 일반 주택보다 약 9% 높은 가격에 매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주택 차압률도 낮아

친환경 주택 소유주들은 일반 주택 소유주들보다 차압률도 낮은 편인 것으로 조사됐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이 2002년부터 2012년간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발급된 모기지 대출 약 7만1,000건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 이 기간 친환경 주택을 구입한 소유주는 일반 주택 구입자보다 차압률이 약 32% 낮게 나타났다.

또 친환경 주택 소유주들은 일반 주택 소유주보다 모기지 대출 조기 상환율이 약 25% 낮은 것으로도 집계됐다. 대출자의 모기지 대출 조기상환 가능성이 높을수록 은행 측의 수익이 낮아지기 때문에 은행 측에서는 위험 요인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조사를 진행한 학교 측과 업계는 친환경 주택과 낮은 차압률과 상호관계가 있을 것으로는 예측했지만 조사 결과 차압률 차이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자 다소 놀라다는 반응이다.

우선 대출 조기 상환율이 낮다는 것은 주택 보유기간이 일반 주택에 비해 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 측이 정해 놓은 조기 상환기간 내 대출이 상환됐다는 것은 급처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친환경 주택 소유주들의 재정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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