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의‘의학적 선택’
2013-05-15 (수) 12:00:00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37)의 수술 소식이 대단한 화제가 되고 있다. 피플 선정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00인’중 1위로 꼽힌 경력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졸리’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여성적 섹시함이다. 육감적 아름다움이 자산인 여배우가 양쪽 가슴을 절제했다는 사실을 발표했으니 관심이 쏠리는 것은 자연스럽다.
졸리는 14일자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지면에‘나의 의학적 선택’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함으로써 유방 절제수술을 받게 된 전후 사정과 과정을 설명했다. 직접 출산한 아이들과 입양한 아이들을 합해 졸리는 자그마치 6자녀의 엄마이다. 그 아이들을 두고 엄마가 유방암으로 일찍 죽어서는 안 되겠기에 유방을 절제하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결정의 배경에는 56살 젊은 나이에 사망한 그의 어머니가 있다. 둘 다 배우인 졸리의 아버지(존 보이트)와 어머니(마셸린 버트랜드)는 결혼 후 몇 년 살지도 않고 이혼했다. 졸리는 어머니가 맡아 키웠던 만큼 모녀 사이가 각별했을 텐데 그 어머니가 난소암으로 근 10년을 투병하다 지난 2007년 사망했다. 졸리의 아이들은 “엄마도‘엄마의 엄마’같이 될 수 있는 지”를 묻곤 했다고 한다.
졸리의 수술은 정확히 예방적 절제술이다. 암에 걸린 것이 아니라 유전적으로 발암위험이 너무 높아서 미리 양쪽 유방을 절제해 사전에 암 발병을 방지한 것이다. 유전자 검사결과 졸리의 경우 BRCA1 이라는 유방암 유전자에서 이상이 확인되었다.
BRCA는 ‘BReast CAncer’의 머리글자들을 따서 만든 말. 발견된 순서에 따라 BRCA1과 BRCA2가 있다. 이들은 종양 억제 유전자인데 돌연변이를 일으켜 제 기능을 못하면 암이 발병하는 것이다.
BRCA1 유전자에 이상이 생긴 졸리의 경우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은 87%, 난소암에 걸릴 가능성은 50%. 막연하게 암을 걱정하는 수준이 아니다. 그래서 수술을 결정, 지난 2월초부터 3개월에 걸쳐 절제수술과 복원수술을 받았다고 그는 밝혔다. 유두와 유륜, 피부 등 겉은 그대로 보존한 채 유방의 속 조직을 모두 들어내고 보형물을 삽입하는 수술 과정을 설명하면서 졸리는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했다. 그 결과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87%에서 5% 이하로 떨어졌다. 아이들에게 유방암으로 엄마를 잃을 까 두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줄 수가 있다”고 그는 썼다.
유방암은 여성들에게 다른 암과 다르다. 암에 걸린 사실만도 고통스러운데 유방을 절제해야 할 경우 여성성을 잃을까 두려워 이중의 고통을 받는다. 실제로 유방절제수술 후 남편이나 애인으로부터 버림을 받는 경우가 없지 않다.
BRCA1 혹은 BRCA2 이상 유전자를 가진 여성은 300명 ~ 500명에 한명꼴. 유전성 유방암 위험이 높은 여성들로 가족 중에 유방암이나 난소암 환자가 있을 경우 필히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혈액검사로 간단하게 받을 수 있고, 유방절제 후에도 외형을 거의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으니 여성들이 너무 겁먹을 필요가 없다. 졸리가 굳이 글을 쓰면서까지 강조하고 싶은 것이 이 부분이다. 수술 후 “여성성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