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할리웃 서머타임

2013-05-10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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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주말산책

할리웃의 올 여름시장이 ‘아이언 맨 3’(사진)의 빅히트로 활기차게 문을 열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주연하는 이 영화는 지난 3일 개봉, 첫 주말 3일간 총 1억7,300만달러의 국내 수입을 올렸는데 이는 할리웃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주말 수입이다. 사상 최고는 역시 다우니 주니어가 나온 지난해 5월에 개봉된 ‘어벤저스’로 개봉 첫 주말 총 2억700만달러를 벌었다.

‘아이언 맨 3’는 미국보다 먼저 개봉한 한국을 비롯한 외국에서도 엄청난 히트를 하면서 지금까지 총 6억8,0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총 500만명이 관람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며칠 전 서울서 미국에 놀러온 처조카 여대생도 “3편이 l, 2편보다 훨씬 더 재미 있다”고 칭찬을 했다.

‘아이언 맨 3’는 통쾌한 액션과 감정을 잘 섞은 데다가 유머와 위트가 있고 또 특수효과와 스턴트를 비롯해 시각적 효과도 뛰어나 비평가들과 관객 모두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어 장기 흥행호조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이언 맨 3’의 흥행 성공은 특히 올 여름 스튜디오들에게는 유달리 반가운 소식이다. 올 들어 지금까지 4개월째 계속해 빈혈 증세를 보이고 있는 할리웃의 박스오피스에 보혈 강장제 구실을 한 셈이다. 올 들어 지난 4개월간 할리웃의 총 흥행수입은 31억만달러로 이는 작년 동기비 11%가 준 것이며 관객 수도 총 3억9,500만명으로 이 역시 작년 동기비 10.7%가 준 수치다.

할리웃의 여름시장은 한해 총 수입의 40%를 차지해 스튜디오들은 이 때 거액을 들인 블락버스트들을 대량 출하하고 있다. 통상 할리웃의 여름시장은 메모리얼 데이 연휴가 시작되는 5월 마지막 주말부터 레이버 데이 연휴가 있는 9월 첫 주말까지였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스튜디오들이 서로 먼저 여름시장을 석권하기 위해 앞 다퉈 5월 초부터 대형 영화들을 개봉하면서 여름시즌이 아예 한 달 앞서 시작되게 된 것이다.

올 여름시즌에 나올 영화는 모두 45편으로 이 중 18편이 제작비 1억달러 이상을 들였고 5편은 거의 2억달러에 가깝다. 이 때 나오는 영화들은 대부분 방학과 휴가를 맞은 아이들과 젊은 어른들용. 떼돈을 들인 수퍼히로 영화와 컴퓨터 만화영화 그리고 전편과 속편들로 꾸며져 있다.

오는 17일에 개봉될 ‘스타 트렉: 암흑 속으로’와 만화영화들인 ‘이픽’(5월 24일)과 ‘데스피카블 미 2’(7월3일)와 ‘몬스터 유니버시티’(6월21일) 그리고 오는 24일에 선보일 액션영화 ‘분노의 질주 6’과 코미디 ‘행오버 III’ 및 6월14일에 나올 수퍼맨 영화 ‘맨 오브 스틸’ 등이 다 이 부류에 속한다.

지금 할리웃이 흥행성적에 큰 관심을 쏟고 있는 영화가 10일 개봉되는 입체영화 ‘위대한 개츠비’다. 바즈 러만이 감독하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하는 이 영화는 팬들의 큰 기대를 모았던 것으로 대부분의 비평가들로부터 화려한 외모에 비해 내면이 부실하다는 평을 받았다. 이와 함께 오는 7월3일에 선보일 제작비가 무려 2억2,500만달러나 든 디즈니의 웨스턴 ‘로운 레인저’의 흥행 여부도 할리웃의 초미의 관심사다. 아미 해머가 복면을 한 로운 레인저로 그리고 자니 뎁이 그의 단짝인 아메리칸 인디언 톤토로 나오는 영화는 제작비 초과로 한때 촬영이 중단된 데다가 흥행 성적이 들쭉날쭉 하는 웨스턴이라는 장르 때문에 과연 본전을 건질 수 있을지 화제가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잘못하다간 이 영화가 작년에 나와 흥행서 참패한 거액을 들인 액션영화 ‘배틀십’과 같은 운명을 맞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할리웃의 여름시장을 대표하는 두 장르가 액션과 코미디인데 특히 이 철에는 난잡하기 짝이 없는 코미디가 인기가 있다. ‘행오버’ 시리즈가 그 예로 올 여름 코미디 중 소리 소문 없이 빅히트가 예상되는 것이 ‘히트’(6월28일)와 ‘디스 이즈 디 엔드’(6월12일)다.

샌드라 블락과 멜리사 매카시가 법 집행자로 나오는 ‘히트’는 관객 반응 시사회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어 당초 올해 초 개봉할 예정이던 것을 여름으로 미뤘다. 제임스 프랭코, 세스 로간 및 조나 힐 등이 나오는 세상 종말 코미디 ‘디시 이즈 디 엔드’도 ‘히트’처럼 극장주들을 위한 시사회에서 폭소와 함께 박수갈채를 받았다.

극장주들은 올 들어 지금까지 계속해 흥행수입과 입장객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로 영화의 다양성 부족을 들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할리웃 영화에 관객들이 식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할리웃은 어느 한 영화가 흥행서 크게 성공하면 그와 닮은 것들을 마르고 닳도록 만들어 독창성을 잃은 지가 오래된다. 과연 ‘아이언 맨 3’의 히트가 활력소가 되어 할리웃의 올 여름시장이 호황을 누리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편집위원/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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