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활 소망 안고 예수 수난 동참”

2013-03-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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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난주간 성금요일 맞아 묵상·금식 등 경건생활 청소년은 미디어 금식 동참

“고난주간에 부활의 아침을 묵상합니다.”

남가주 한인교회가 고난주간 29일(금)에 성금요일을 맞는다. 성금요일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날이다. 교회와 성당에 출석하는 교인들이 결코 가벼이 지날 수 없는 이유이다.

한인교회 지도자들은 성도들에게 고난기간 중 하루 한 끼 금식을 하며, 오락과 유흥을 삼가고, 경건과 절제에 힘쓰기를 권했다. 고난의 깊이가 클수록 부활의 기쁨도 크다고 전한다. 고난주간에 ‘금식’ 계획을 세우는 이들이 많지만 실천은 만만치 않다. 젊은 세대는 더욱 그렇다. 팻머스 문화선교회는 이러한 청년들에게 ‘미디어 금식’을 권한다.


‘미디어 금식’이란 요즘 청년들이 즐기는 게임, 채팅, TV 등 미디어 사용을 스스로 절제하는 것. 팻머스 문화선교회 최일모 실장은 “생명을 걸고 최후의 방법으로 하나님 앞에 드리는 것이 금식”으로 “미디어 금식도 같은 의미에서 고난기간에 하나님께 집중할 수 있는 예배표현의 방법으로 그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고난주간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다. 1997년 식량을 구하기 위해 북한을 탈출한 박 전도사(44)이다. 2002년 한국인 선교사를 통해 성경을 처음으로 접한 박 전도사는 “아무 것도 의지할 데 없던 막막한 상태에서 복음은 그야말로 한 줄기 빛이고 희망이었다”며 “내 처지를 생각하며 하나님 원망도 했지만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보고 듣고 고난과 함께 부활도 생각하게 됐다. 한국에 가야겠다고 결심한 것도 복음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2008년 한국에 온 그는 현재 경기도의 한 교회에서 북한 담당 전도사로 사역하면서 ‘부활의 영광’을 소망하고 있다.

2013년도 고난주간을 맞아 그리스도인들이 ‘삶과 죽음’의 근원적인 의미를 성찰하고 생활 속에서 부활신앙을 회복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신학자들은 죽음을 자각하고 살면, 타인을 존중하게 되고 생명의 경외심을 느끼며 삶에 최선을 다한다며, 고난주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묵상하며 부활에 이르는 ‘임종 영성’을 갖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임종 영성’이란 죽음을 두려움 없이 맞이하도록 돕는 성숙한 정신을 의미한다.


<차용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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