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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척추질환 자생력을 길러라”

2013-02-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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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혁(자생한방병원 뉴저지분원장)

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병의 원인이 될 만한 요소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역으로 병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 역시 그 병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디스크 질환의 원인이 다양한 만큼 디스크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도 무수히 많다. 물론 크게 나누면 두 가지, 수술 치료와 비수술 치료다. 그러나 수술이 꼭 필요한 5~10%의 디스크 환자가 아니라면 수술치료는 절대 권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디스크 수술은 밀려나온 디스크를 잘라냄으로써 통증을 완화시키는 방법이다. 하지만 튀어나온 디스크만 제거해 주면 만사가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대단히 위험하다. 수술은 단지 튀어나온 디스크의 일부를 잘라 내거나 불안정한 척추를 인공적으로 고정시키는 것일 뿐, 디스크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치료법이 아니다. 또 수술 후에도 디스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한다.
물론 디스크 내의 수핵이 터져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지만, 이러한 경우는 많지 않다. 외과적 수술을 통해 밀려나온 디스크를 잘라 내더라도,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고 비뚤어진 척추를 바로잡아 주지 않는 한 언젠가는 또다시 내려앉아 디스크가 밀려나오게 될 것이다.


크고 작은 부품으로 이루어진 기계는 어느 한 부분이 말썽이 나면 새부품으로 갈아 끼우거나 뒤틀린 부분을 교정하거나, 삐져나온 부분을 잘라내면 된다. 그러나 인체는 부분과 부분, 전체가 매우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유기체이며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 자생력을 갖고 있다. 인체의 어느 장부, 어느 기관이나 다 자생력을 가지고 있다. 장에 이상이 생기면 구토나 설사로 배출을 하고 눈에 작은 티라도 들어가면 눈물을 흘려 씻어내는 것도 인체의 자생력이 하는 일이다.

찢겨진 상처를 아물기 위해 근육 세포들이 서로 당기며 붙으려 안간힘 쓰고, 외부 바이러스로 감기에 걸렸을 때 그 것을 밀어 내려고 쉴 새 없이 기관지 점막에서 분비물(콧물)을 내보내는 등 이 모든 것들이 다 자생력이다. 넘치면 빼고 모자라면 채워 주며, 더우면 식혀 주고 차면 데워 주는 한의학의 보사법도 인체의 자생력을 키워 주는 치료원리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은 척추동물이다. 허리가 튼튼하면 의욕이 넘치고 활동력이 강해지지만 허리가 아프면 모든 것이 귀찮아진다. 허리 건강을 삶의 근간이라 하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체의 가장 근원적인 자생력은 바로 척추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자생력을 길러주는 치료원리의 적용이 가장 절실한 질환이 바로 디스크 질환이다. 성급하게 수술을 감행했다가 조직이나 신경이 손상되면 그 기능을 회복하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이다.

디스크 수술에 실패한 환자들 중 일부가 후유증과 부작용으로 고통 받는 우리의 현실이 그것을 말해준다. 디스크처럼 단기간에 고치기 힘든 질환일수록 본래 인체가 가지고 있는 자연치유능력을 충분히 동원하여 인체 스스로 자신을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를 해야 한다.

척추질환은 근본치료가 중요하다. 일시적 진통효과가 아닌 뼈와 신경, 연조직을 재생시키는 치료를 통해 인체의 스스로 낫는 회복력인 자생력을 빠르게 키워주어야 한다. 한의학이 디스크치료에도 효과가 있었다는 것에 대한 임상적, 실험적 연구가 크게 늘고 있다. 이렇게 자생력, 즉 자연치유력을 길러준다는 막연한 철학적인 논리가 최근에는 과학적으로 검증이 되고 논문으로 밝혀 보편화 되고 있어, 향후 척추치료의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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