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관심을 가지고 손님을 대하라

2013-02-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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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 이 재 호 (와우 벤토 대표)

지난주에 있었던 일이다. 다운타운 LA에 있는 와우벤토 근처에서 일하는 단골손님이 주말에 가족을 데리고 점심을 먹으러 왔다. 그 손님은 자신이 점심시간에 자주 찾는 우리 식당의 음식을 가족들에게 사주고 싶어서 일부러 멀리에서 왔다고 했다.

그 손님은 4세 정도 되는 아이와 부인과 함께 음식을 시켰다. 그런데 내가 보니 어린 아이가 처음 먹는 우리 가게 음식을 싫어하는 것 같았다. 나는 우리 아이도 그 나이에 좋아했던 밥과 미소국물을 서비스로 드렸다. 그 아이는 미소국물에 말은 밥을 잘 먹었고 손님은 나의 작은 배려에 아주 만족해 했다.

음식장사를 15년 정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생긴 습관이 있다. 그것은 손님이 일단 우리 가게에 들어오면 아주 작은 것까지 관찰하는 것이다. 특히 그 손님의 차림새, 또한 그 손님의 독특한 음식 취향, 그리고 음식을 드실 때 무언가 불편해 하지는 않나 하는 것까지 나는 세심히 관찰한다. 그리고 손님이 다시 방문을 하면 그 손님과 내가 기억하는 사항을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예를 들어 지난번에 동행했던 친구는 오늘 같이 안 왔네요 라고 묻던지, 지난번에는 샐러드를 주문했는데 괜찮았는지 등등. 이런 소소한 것을 기억해 주고 이야기 해주면 손님들은 참으로 감동하고 고마워한다.


아울러 손님이 불편해 하는 것이나 필요로 하는 것은 손님이 말하기 전에 채워 드리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땅콩이나 참깨 앨러지가 있는 손님은 잘 기억했다가 그런 음식을 피하라고 미리 알려드린다. 또한 항상 샐러드에 소스를 덤으로 달라는 손님은 그 손님이 요구하기 전에 더 드린다. 또한 손님이 음식을 먹고 있는 중에도 여유가 생기면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아니면 음식에 만족해하는지 수시로 물어본다.

사실 내가 남들보다 그렇게 기억력이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손님들에 관한 것을 이렇게 자세히 기억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작은 관심을 가지고 손님들을 관찰하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식당사업이 음식만 맛있으면 무조건 성공한다고 생각을 한다.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음식 자체가 경쟁력이 없는 식당이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요즘 같이 경기가 안 좋고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성공적으로 식당을 운영하려면 단지 음식만 맛있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점심시간에 한 손님이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할 때 머리에 떠오르는 식당은 한두 개가 아니라 수십 개가 될 것이다. 그 많은 식당 중에서 우리 식당을 향해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데는 그 손님에게 우리만의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 많은 돈을 들여서 광고를 해서 손님을 오게 하는 것도 단 한 번만 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손님이 단골이 되어 자주 우리 가게를 찾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지만 일단 우리 가게에 온 손님에게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한다면 그 힘들게 한 광고도 그 효과는 반감하게 된다.

요즘 참 어려운 때다. 많은 식당 경영자들이 떨어지는 매상 때문에 힘들어 하신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집중해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손님이 일단 우리 가게에 들어오면 가장 만족할 수 있게 모든 관심을 손님에게만 두어야 한다. 그것이 이 어려운 때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것이 핵심

1. 손님에게 관심을 가지고 대해라. 그 손님은 단골이 될 것이다.
2. 손님의 필요를 잘 관찰해서 미리 해결해 드려라. 손님은 감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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