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수 고난의 참 뜻 되새기자

2013-02-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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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절의 시작‘재의 수요일’맞아 예배·미사… 묵상하며 회개·사랑 실천 다짐

“세상 즐거움 다 버리고, 세상 자랑 다 버리는 빈 바음, 넉넉한 마음을 소유하게 하소서.”

재(Ash)를 이마에 바르며 죄를 회개하는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해 부활주일 직전까지 이어지는 사순절은 교회 절기 의미상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에 초점이 맞춰진다. 대다수 교회와 성도들은 이 기간 예수의 십자가 고난을 묵상하고 회개하며, 예수의 마음을 담는 시간을 갖는다.

올 사순절 기간은 13일(수)부터 3월30일(토)까지이며, 부활주일(3월31일)을 기점으로 역산해서 이 기간에 포함된 6번의 주일을 뺀 40일이다. 사순절이라는 말은 본래 ‘40일’ (라틴어로 콰트라제시마)을 의미한다.


초대교회에서는 부활절 새벽에 세례가 베풀어졌는데, 세례 예비자들이 ‘회개’를 통해 세례를 준비하던 기간이 40일이었다. 이미 세례를 받은 신자들도 자신들이 받은 세례를 되돌아보고 자신을 갱신하는 일에 힘썼던 기간이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 날인 13일 ‘재의 수요일’을 맞아 성라파엘 한인천주교회(주임 신부 정브라이언)가 오전 7시30분, 오후 7시 두 차례 미사를, 나성영락교회(임시당회장 박희민 목사)는 오전 10시부터‘ 재의 수요일 예배’가 있었다.

김헌경 목사(나성영락교회 부목사)는‘ 참된 회개의 삶’이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죄를 깨닫지 못함이 죄임을 지적한 뒤 사순절 기간에 하나님의 사랑, 긍휼을 깨닫기를 기원했다. 예배 참석자들은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게 해 주심에 감사드리며 박희민 목사가 집례한 성만찬 의식에 참여했다.

김영근 목사(양문성결교회 담임)는“ 사순절 기간에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고 그 고난의 의미를 인생에 적용해야만 한다. 경건과 절제, 희생과 나눔이 사순절의 진정한 의미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로서 나로부터 시작되는 사순절의 의미 회복은 공동체의 변화에 영향을 준다”고 강조한다.

사순절을 맞이한 성도들의 결단을 들어봤다. 김광명 장로(가나안장로교회)는 금년도 교회 표어가 ‘말씀 위에 든든히 서는 교회’라며 말, 씀에 집중하는 시간을 정한다. 서혜원(커뮤니티장로교회) 성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난한’ 마음을 들여다보며 성경 말씀에 근거한 검소한 생활습관으로 바꿔가는 연단의 시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크리스티나 김(성아그네스 성당)씨는 회개시간을 통해 자신의 한 부분 희생하는 마음을 갖고 싶다고 했으며, 박미카엘(성토마스 성당)씨는 올 사순절 기간에 담배를 끊겠다는 의지에 맞춰져 있다. 우바오로(성라파엘 성당)씨는 친구가 신발에 작은 돌을 넣어 신고 다니며 예수의 고통을 분담하는 기간을 보내고 있는데, 함께 동참하여 하느님 현존을 느끼고 싶은 간절함을 전했다.

안재웅 한국 YMCA 전국연맹 이사장의 사순절 기도문 고백이다“. 주님은 나로 하여금 사랑의 실천에 나서도록 명령하십니다. 주님, 이 땅에 생명과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고 화해와 용서, 정의와 사랑이 넘쳐나는 사회가 되도록 나서는데 있어서 담대한 용기를 주소서. 선하신 주님처럼 나도 선한 마음을 품고 주님의 뜻을 이 땅에 이뤄가는 제자가 되도록 도와주소서.”

사순절의 영성은 세례의 영성과 금식의 영성이다. 세례의 영성은 사순절 영성의 핵심으로, 회개와 개종에 기초해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새 사람을 입음을 의미한다. 또 금식의 올바른 목적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확립하고 개선하며 변혁시키는 것이다.


<글·사진 차용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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