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슴 설레는 사랑고백 직접 만든 초컬릿으로

2013-02-13 (수)
크게 작게

▶ 밸런타인스 데이 초컬릿 만들기

▶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황홀한 이 맛

사랑을 표현하는 밸런타인스 데이가 내일로 다가왔다. 쇼윈도를 덮은 온갖 핑크빛 하트 장식들에 누구라도 조금은 가슴 설레는 기분이 들게 마련이다. 반대로 화려한 장식과 선전 문구에도 아무런 감흥없이 무덤덤할 뿐인 사람이라면 자신의 마음속을 한 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런 이들에게 사랑의 감정을 살려보기 위해 작은 불씨를 피워보는 방법이 있다. 바로 직접 초컬릿을 만들어 보는 것. 어렵지 않은 레서피로 나를 위해 또는 누군가를 생각하며 맛있고 정성담긴 초컬릿을 만들다보면 그 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질감에 감탄해 절로 행복감이 충만해진다. 초컬릿의 기본, 초컬릿 무스와 초컬릿 트러플 레서피를 소개한다. 초컬릿 무스는 초컬릿의 무거운 맛을 싫어하는 사람도 산뜻하게 먹을 수 있어 좋고, 트러플은 그야말로 초컬릿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종류다. 이왕 하는 김에 베이킹 용으로는 최고급 초컬릿이라 할 수 있는 샤펜 버거(Scharffen Berger), 발로나(Valrhona)를 구입해 만들면 그 만족도도 배가 되리라 장담한다.

<클래식 초컬릿 무스>

▶재료 헤비크림 3/4컵, 큰 달걀노른자 4개, 에스프레소 또는 진하게 내린 커피 1/4컵(완전히 식은 것), 소금 1/8컵, 세미스윗(semisweet) 초컬릿 6온스, 큰 달걀흰자 2개


▶만들기
1. 중간 크기의 보울에 크림 1/2컵을 붓고 핸드 믹서로 저어서 단단한 생크림을 만든다.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둔다.
2. 큰 보울에 달걀노른자, 에스프레소, 소금과 설탕 2 큰 술을 넣는다. 냄비에 물을 붓고 가열해 끓어오르면 보울을 얹어 따뜻하게 데우면서 계속 저어준다. 일정하게 계속 저어주면 색이 밝아지면서 양이 두 배 정도 많아진 것처럼 보이도록 부풀어 오를 때까지 저어준다. 온도계를 꽂아 160도가 1분 이상 유지되는지 확인하고 냄비에서 내린다.
3. 2에 초컬릿을 넣어 부드럽게 녹인다. 초컬릿이 다 녹을 때까지 천천히 저어준다.
4. 중간 크기 보울에 달걀흰자를 넣고 핸드 믹서로 저으면서 중간에 설탕 1큰 술을 넣는다. 설탕을 넣은 후에 속도를 올리고 빠르게 저어 거품을 단단히 낸다.
5. 4를 3에 넣어 섞고, 1의 크림도 넣어 함께 섞는다.
6. 무스를 작은 컵에 나눠 담은 후, 냉장고에 넣어 차갑고 단단하게 굳힌다. 2시간 정도는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하루 전에 만들어 두어도 좋다).
7. 나머지 크림 1/4컵도 저어서 단단한 생크림을 만들어 준비해 두고, 무스 위에 얹어 함께 낸다.

<초컬릿 트러플>

▶재료 비터스윗(bittersweet) 초컬릿 8온스(작게 썬 것), 헤비크림 1/2컵, 그랑
마니에(Grand Marnier, 오렌지향이 나는 술), 소금 1/4작은 술, 코코아
파우더

▶만들기
1. 작은 소스 팬에 크림, 그랑 마니에, 소금을 넣고 중간 불로 가열해 뜨겁게 데운다. 가장자리가 조금 끓어오를 정도면 된다.
2. 초컬릿을 중간 크기 보울에 담고 1을 부어 2분 정도 둔 다음 천천히 저어준다. 초컬릿이 완전히 녹고 부드러운 질감이 되면 된다.
3. 2를 사방 8인치 정도의 그릇에 담고 냉장고에 넣어 30분 정도 두어 차갑게 식힌다.
4. 3을 냉장고에서 꺼내 작은 스푼을 이용해 지름 1인치 정도로 떠내서 동그랗게 만든 후, 코코아 파우더 위에 놓고 굴린다. 초코볼이 코코아 파우더에 빈틈없이 코팅되도록 하고 체에 밭쳐 여분의 가루를 한번 털어낸다.
5. 냉장고에서 3일 정도까지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뽑은 세계 탑10 쇼콜라티에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초컬릿의 황홀한 맛은 사랑을 느끼고 싶은 사람, 휴식이 필요한 사람, 행복한 기운의 에너지가 필요한 사람 모두에게 달콤한 안락과 치유를 선물한다. 잘 만든 초컬릿 하나 입에 넣어 오물거릴 때 느끼는 그 진한 만족감은 세상의 공통언어가 아닐까 싶다. 곳곳에 맛과 품질이 뛰어난 초컬릿이 많은데,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뽑은 세계 최고의 쇼콜라티에 탑 10을 알아보자

1. 토이셔(Teuscher, 취리히, 스위스)


70년 전 스위스 알프스의 작은 마을에서 돌프 토이셔(Dolf Teuscher)에 의해 시작된 이 가게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품질의 코코아, 마지판, 과일, 견과류 등의 재료를 사용해 여러 가지 종류의 과자를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개발된 오리지널 레서피는 오늘날 대를 이어 가업을 물려받은 아들에 의해 취리히의 멋진 부엌에서 100가지가 넘는 초컬릿을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다. 여전히 가장 비싼 최고급 천연재료를 사용하고, 화학첨가물이 전혀 없는 순수한 초컬릿을 만들고 있다.

샴페인 크림이 들어있는 샴페인 트러플이 매우 유명하고, 취리히 본점에서 만들어진 초컬릿은 매주 비행기를 타고 세계 여러 군데의 매장으로 배달되고 있다. 베벌리힐스, 라스베가스,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내에도 11군데의 매장이 있다.

2. 보쥐 오 초컬릿(Vosges Haut-Chocolate, 시카고)

파리의 르 꼬르동 블루에서 제과를 공부한 카트리나 마코프(Katrina Markoff)는 독특한 향신료, 여러 가지 향기의 꽃과 같은 재료를 이용해 고급 초컬릿을 만들어낸다.

멕시칸 바닐라 빈과 프리미엄 초컬릿을 섞은 아르헨티나 식의 캐러멜 맛 둘체 드 레체가 맛있고, 무엇보다 유명한 제품으로 바삭하게 구운 베이컨에 초컬릿을 입힌 베이컨 바가 있다. 미 전역의 고급 마켓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3. 샤펜 버거 초컬릿 메이커(Scharffen Berger Chocolate Maker, 버클리, 캘리포니아)

프랑스에 발로나가 있다면 미국에는 샤펜 버거가 있다. 고메 게토인 버클리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은 이 초컬릿 회사는 최상을 맛을 내기 위해 카카오 빈을 고르는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모든 공정을 직접 해낸다. 여러 가지 빈을 섞어 최상의 맛을 찾아내고, 큰 회사이지만 공장식 대량생산이라는 느낌 없이 장인정신을 가지고 초컬릿을 만든다. 여러 가지 종류의 베이킹용 초컬릿도 매우 훌륭하다. 일반 마켓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4. 자크 토레스 초컬릿(Jacques Torres Chocolate, 뉴욕)
뉴욕에만 5군데의 샵이 있는데, 들어서면 마치 유럽의 어느 초컬릿 샵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금방 신선하게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어낸 생 초컬릿이 유명하다.

5. 놀만 러브 컨펙션스(Norman Love Confections, 포트 마이어스, 플로리다)

“초컬릿은 나의 열망”이라고 말하는 놀만 러브는 모양과 맛이 모두 감탄스러운 작품을 만들어 낸다.

러브와 그의 파트너는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에서 수입한 최고급 초컬릿에 핸드페인팅 하거나 에어브러시를 이용해 무늬를 새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라즈베리, 바나나, 생강, 캐러멜, 패션프룻, 헤이즐넛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펌킨 화이트 초컬릿 봉봉은 먹지 못할 정도로 그 모양이 예쁘다.

6. 발로나(Valrhona, 프랑스)

발로나는 창업 1922년 이후 초컬릿의 역사를 새로 썼다고 할 만큼 뛰어난 고메 초컬릿을 만들어 내고 있다. 남미, 캐리비안,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최고 품질의 농장에서 카카오빈을 직접 구매하고, 여기에 프랑스식 미각과 기술을 더해 뛰어난 품질의 초컬릿을 생산하고 있다. 발로나는 초컬릿에 와인처럼 ‘그랑 크루’ ‘싱글 오리진스’ ‘싱글 에스테이트’ ‘빈티지’같은 라벨을 붙여 소개한 최초의 쇼콜라티에다.

7. 고디바 쇼콜라티에(Godiva Chocolatier, 브뤼셀, 벨기에)

세계 어디서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금색 박스의 초컬릿 고디바는 1920년대 드랩스(Draps)가족이 운영하던 초컬릿 메이킹 웍샵에서 시작되었다. 초컬릿 속에 플라린 크림을 채워 넣은 가장 전통적인 벨기에 스타일의 초컬릿은 이미 그 당시 고급 샵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당시 14세이던 아들 조셉이 가족사업에 뛰어들면서 오늘날의 고디바로 성장하게 되었다.

쇼콜라티에로서의 장인정신과 비즈니스 감각까지 갖춘 조셉은 초컬릿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지도록 품격 있는 이름과 포장까지 겸비해 이제는 금빛 박스만 보더라도 여성들의 미소를 끌어낼 수 있도록 브랜드의 이미지를 친근하면서도 고급화시켰다.

8. 리처드 도넬리 파인 초컬릿(Richard Donnelly Fine Chocolate,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

창업한지 10년 만에 이탈리아의 유로 초컬릿 페스티벌에서 베스트 아티잔 상을 수상할 만큼 혁신적이며 독창적인 초컬릿으로 유명하다. 라벤더, 치폴레, 샤프론, 카다몸, 얼그레이 티 등 특이한 재료들과 벨기에와 프랑스산 초컬릿을 혼합해 독특한 맛과 향의 초컬릿을 만들어낸다. 신선도의 보장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50파운드 이상은 생산하지 않는 원칙을 가지고 있으며, 화이트 초컬릿 마카다미아, 바닐라 캐러멜 등 평범한 초컬릿도 맛볼 수 있다.

9. 리샤르(Richart, 파리, 프랑스)

리샤르 가족에 의해 개발된 레서피와 기술로 만든 이 초컬릿은 프랑스에서 가장 영예로운 뤼방 블루(Ruban Bleu)를 무려 7번이나 수상한 대단한 브랜드다. 이제 기본적인 초컬릿의 품질과 맛에 대해서는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다보니 다양한 맛, 디자인과 색감 등에 더욱 초점을 맞추어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제품 생산에 여념이 없다. 누군가를 대단히 감동시킬 목적이라면 나무상자 속의 얇은 7개 서랍 속에 담긴 850달러짜리 초컬릿을 선물하면 된다. 나무상자는 습도와 온도 조절장치도 함께 되어 있다.

10. 푸치니 봄보니(Puccini Bomboni,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네덜란드에서 가장 맛있는 초컬릿을 맛보고 싶다면 암스테르담을 방문해 볼 가치가 있다. 푸치니 봄보니는 화사한 카페와 식당을 함께 겸비하면서 오직 이곳을 방문해야만 먹을 수 있는 수재 초컬릿을 생산하고 있다. 이국적인 향신료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화려하거나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초컬릿의 품질만큼은 깜짝 놀랄 만하다.


<이은영 객원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