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감시즌 영유아에 RSV 바이러스 `주의보’
호흡기에 바이러스 침입, 처음엔 심하지 않지만 순식간에 고열
심한 기침·쌕쌕거리는 숨소리·푸르스름한 입술 보이면 진찰 받도록
아이가 아프거나 열이 난다고 다 독감일까?
독감시즌이 한창인 요즘, 소아과 전문의들은 이맘때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이하 RSV)에 감염된 사례도 급증한다고 지적한다. RSV는 특히 영유아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다. 많은 부모들이 독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RSV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RSV는 감기를 일으키는 주원인 바이러스와 같다. 특히 2세 이하 영유아는 거의 한 번 이상 감염되는데, 대부분은 감기증상을 보이고 낫는다. 하지만 일부는 모세기관지염, 폐렴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문제다. RSV는 신생아, 미숙아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데, 폐렴이나 다른 기관지 합병증으로 순식간에 발전할 수 있다.
또 RSV 감염은 처음에는 심하지 않다. 대개 RSV는 가을부터 이른 초봄까지 유행하며, 그 외 인간 메타뉴모바이러스(Human metapneumovirus, hMPV),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parainfluenza) 등 호흡기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감염으로 발생하는 백일해도 이 시즌에는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 바이러스는 검사 전에는 쉽게 분별하기 어렵다.
의사들은 아이가 고열 증상을 보이고, 심한 기침, 쌕쌕 거리며 숨을 쉬거나, 호흡하기 어려워하고, 입술과 손톱·발톱이 푸르스름해지는 등 증상을 보이면 즉시 병원에 데려갈 것을 조언하고 있다.
RSV도 독감처럼 유행한다. RS 바이러스는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나오는 비말(침 물방울) 등으로 감염되며, 피부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된다. 장난감이나 수건 등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물건에서도 수시간 살아 있을 수 있어 오염된 물건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기침, 재채기, 콧물, 코막힘, 열 등이 나타나는데, 아이가 아픈 증상이 심하면 밥을 잘 먹지 못하고 잠도 잘 못자며 심하게 보채게 된다. 가벼운 감기 같은 증상은 집에서도 습도조절, 오버-더-카운터용 감기약, 물을 많이 마시는 것 등으로 치료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 병원에서는 항생제, IV 수액링거, 산소투여, 약물치료 등을 하게 된다.
예방은 먼저 손을 자주 씻는 것, 아픈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 하는 것, 영유아가 생활하는 곳은 위생청결을 유지할 것 등이 있다.
선천적 심장질환이나 폐질환을 갖고 태어난 미숙아는 걸릴 위험이 높아 팔리비주맙(Palivizumab) 예방접종을 미리 하기도 한다.
<정이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