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 가지 창업 컨셉

2013-01-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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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건물을 지을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설계도를 그리는 것이다. 같은 원리로 식당을 창업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내가 시작하려는 식당의 구체적인 컨셉을 잡는 것이다. 무조건 음식만 맛있게 만들고 친절하면 성공한다는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정확한 컨셉이 잡혀 있지 않은 식당의 성공 확률은 굉장히 낮다.

그럼 가장 기본적인 식당 창업 컨셉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보았다. 첫 번째는 독특한 음식과 분위기로 승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베벌리힐스에 고급 스테이크 가게라든지, 아니면 일본에서 공수해 온 생선으로 음식을 하는 일본타운의 스시가게처럼 가격은 비싸도 손님들에게 특별함을 제공하는 식당들이다. 이런 컨셉의 식당은 일반적으로 고급 식당이 대부분이다. 단지 밥만 먹으러 오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음식과 독특한 경험을 원하는 경우도 많다.

이와는 반대로 가격 대비 만족도를 우선으로 삼는 식당 창업 컨셉도 있다.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식당의 컨셉은 여기에 들어간다. 이런 가게는 손님이 지불하는 돈보다 더 많은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식당의 컨셉이다. 대표적인 예로 요즘 한인타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무제한 고기집이다. 그 곳에서 파는 고기는 최상급은 아니지만 손님들은 20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푸짐하게 고기를 먹는 것에 대만족을 하고 그 가게를 찾는 것이다. 또한 같은 가격의 설렁탕이지만 다른 가게에 비하여 국물이 진하고 맛이 뛰어나 항상 손님이 넘치는 가게도 엄격하게 분류하자면 가격 대비 만족도를 높이는 컨셉으로 성공한 것이다. 이런 컨셉의 식당은 손님이 음식을 먹고 나서 내가 지불한 돈보다 더 많은 것을 얻었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는 것이 성공 포인트이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식당 창업의 컨셉은 무엇일까? 그것은 편리성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 함께 외식을 하려 할 때 서로 먹고 싶은 음식이 달라서 난감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사람들은 각자 식성대로 이것저것 먹을 수 있는 부페 식당을 찾게 된다. 사실 부페 식당이 그렇게 싼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음식 맛은 대량으로 미리 만들기 때문에 일반 식당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 하지만 많은 사람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편리성이 부페 식당을 찾게 하는 것이다. 편리성을 컨셉으로 하는 대표적인 식당은 맥도널드 아침메뉴이다. 냉동고기를 데워서 주기 때문에 솔직히 맛이 없다. 하지만 빨리, 간단히 먹을 수 있는 편리성이 많은 사람들이 줄을 늘어서게 하는 이유이다.

얼마 전 한인타운에 새로 개업한 고기구이집을 갔다. 나는 그 가게에서 식사하면서 기본적인 컨셉을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그 식당은 독특한 음식이나 특별한 분위기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가격에 비해 맛이 뛰어나지도 양이 많지도 않았다. 마지막으로 손님에게 어떤 편리성을 제공하지도 못했다. 이렇게 아무런 컨셉 없이 무조건 식당만 열면 잘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식당을 창업하기 전에는 그 장소에서 손님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맞춰 내가 내려는 식당의 구체적인 컨셉을 잡아야 한다. 그것이 성공적으로 식당을 창업하는 첫 걸음이다.

■이것이 핵심

1. 컨셉은 다른 말로 선택하고 집중하는 것이다.
2. 막연히 “잘 될 거야”가 아닌 구체적인 컨셉을 가지고 창업해라.
3. 독특한 맛과 분위기, 가격 대비 만족도, 편리성 이 세 가지 중 한 가지로 컨셉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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