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실력보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2013-01-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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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 이 재 호 (와우 벤토 대표)

오랜 시간 스시맨으로 일했고 큰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매니저로 일한 친구를 안다. 몇년 전 이 친구는 조그맣게 자신의 일식 식당을 개업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좋지 않게 끝났다.

나는 종종 그 친구를 만나러 그 가게에 들리곤 했다. 그때마다 느낀 것은 친구의 표정이 밝지 않다는 것이었다. 장소도 나쁘지 않았고 음식도 훌륭했지만 그 가게는 자리를 잡는데 실패했고, 아쉽게 가게를 접어야 했다. 그 친구는 음식과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는데 장사가 왜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친구는 가게에서 늘 스트레스와 피로에 지친 짜증스런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면서 어쩌면 이 친구는 실력은 있지만 식당을 운영하는 자세가 부족해서 실패를 한 것은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리고 나 또한 몇 년 동안 식당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무리한 확장이 그 원인이었다. 처음으로 내가 개업한 식당의 문을 닫으면서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충격은 내 표정에 바로 다 나타났다. 나는 손님 앞에서 웃을 수가 없었다. 작은 자극에도 짜증이 났고 손님들과 마찰도 자주 있었다. 나의 이런 자세는 문을 닫은 가게뿐 아니라 기존에 잘 되던 가게도 어려움을 겪는 결과로 나타났다.

십오년을 식당일만 해왔고, 신문에 식당에 관한 칼럼까지 썼던 나는 내 스스로 실력있는 식당 경영자로 생각했다. 하지만 나 또한 내 친구처럼 실력은 있을지 몰라도 자세가 잘못되어 있었다. 나는 우선 밝은 표정을 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 물론 장사도 예전 같지 않고 실패로 인한 스트레스가 나를 웃게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는 가게에 들어가기 전에는 항상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라는 말을 주문처럼 외웠다. 그리고 행복한 상상을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어떤 날은 너무 힘들어 행복한 생각이 전혀 들지 않으면 전날 본 무한도전을 생각하면서 내 표정을 밝게 하려고 했다. 쉽지 않은 내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어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손님 앞에선 나의 모습은 항상 밝고 친절해졌다. 얼마 전엔 한 손님이 ‘뭐가 그렇게 행복하냐고’ 내게 물었다. 나는 환하게 웃으면서 ‘손님이 이렇게 우리 가게를 찾아 주셨는데 행복하지 않겠냐’고 이야기해주었다. 그 손님은 요즘 웃을 일이 없는데 젊은 사장 얼굴을 보면 기분이 좋다는 말로 나를 칭찬해주었다.

그날 저녁 나는 식당 경영의 바른 자세를 가지게 된 것에 내 자신을 칭찬해주었다. 내 스스로 진정 프로 식당 경영자가 된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사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꾸준함에 있다. 프로는 아마추어와는 달리 자신의 일을 한결같이 잘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잘 안 되는 식당에 가보면 공통점이 있다. 주인의 얼굴은 굳어있고 종업원의 표정도 어둡다. 의례적인 대화만 있을 뿐 손님을 반갑게 대하는 친절은 없다. 더 밝고 힘찬 모습으로 손님을 대해라. 때론 그것이 힘들게 느껴져도 식당을 경영하는 경영자는 아마추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항상 자신의 일을 잘 하려고 노력하는 프로가 되어야 한다. 자신의 표정관리조차 못하는 자세로는 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는 힘들다.

■이것이 핵심
1. 밝게 웃는 표정 이것은 식당경영의 기본자세이다.
2.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손님 앞에서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라.
3. 프로는 내 일을 잘 하려고 항상 노력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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