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건강칼럼/ 스트레스의 한방치료

2013-01-15 (화)
크게 작게
정효정 (회생 한의원 원장)

많은 현대인들은 인간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스트레스는 우리 내부에서 쉽게 과도한 화(Fire)의 에너지를 형성한다. 우리는 심한 스트레스 상태 혹은 더 심한 경우에 말 그대로 화가 난 상태에서 머리나 눈에 열감을 느끼거나 가슴에서 화 덩어리가 치밀어 오르는 체험을 한다.

‘화가 난다’는 우리 언어는 한의학적인 표현이다. 한의학에서는 인체를 우주의 축소판으로 보고 있다. 그러므로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 그대로 인체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파악한다. 스트레스, 분노 등으로 형성된 불과 같은 화의 에너지는 마치 불길이 번지듯이 우리내부를 태운다. 이때 불길이 속성상 타오르듯이 우리 내부의 화 역시 타올라 인체의 상부를 쉽게 공략한다.


따라서 가슴이 답답해지거나, 열감을 느끼거나, 흉통을 느끼기도 하고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화의 기운이 더 올라가게 되면 어깨가 무겁거나 뻐근해지기도 하고 목도 뻐근해진다. 악화된 경우에는 목디스크가 오기도 한다. 이제 이 불길이 머리 부분까지 치솟으면 각종 두통에 시달리게 된다. 만성적이 되면 고혈압을 유발 시킬 수도 있다. 화의 기운이 두뇌를 극단적으로 치게 되면 급기야는 중풍을 초래한다.

두통에 시달리는 환자는 대부분 머리 부위에 열감을 느낀다. 반면 화 기운이 소멸되면 우리언어 표현대로 머리가 시원해진다. 우리가 두통이 가라앉을 때 머리가 “따뜻해진다”라고 하지 않고 “시원해진다"라고 하는 것은 체험적으로 두통은 대부분 열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제 이 불길이 오관을 공략하면 각종 심각한 질환들을 유발하는데 그중 가장 쉽게 공략하는 기관이 눈이다. 안구건조증, 시큰거림, 충혈, 통증, 저절로 흐르는 눈물, 녹내장 등이 그 대표적 증상이다. 이 불길이 코에 닿으면 만성비염, 축농증 등을 귀에 이르러서는 각종 염증 이명 등을 유발 시킨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는 오장육부는 발전기와 같은 인체의 중심 센터이고 거기서 발생한 에너지가 경락이라는 기의 통로를 통해 인체의 각 부분으로 전달된다고 보고 있다.

인체는 오장육부를 중심으로 하여 네트웍 시스템으로 연결된 하나의 통일적인 유기체 이다. 따라서 인체의 어떤 부분도 오장육부의 상태와 관계없이 독립적 존재하는 것은 없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를 내게 되면 모든 오장육부에 악영향을 주지만 특히 간과 심장에 비정상적 이고 과도한 화의 기운을 형성 시킨다. 인체의 중심 센터인 오장육부에 형성된 간화와 심장의 화가 경락이라는 기의 통로를 통해 불길이 번지듯이 전신으로 번져나간다. 특히 불길이 타오르듯이 인체의 상부를 태우면 위의 각종 증세들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들을 치료하기위해서는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안정이다. 스스로 스트레스나 화로부터 벗어나려고 노력해야한다. 그리고 한의학적인 치료방법에서는 원인인 간과 심장 등의 오장육부에 형성된 화를 제어해야만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목에 문제가 있다고 목만을, 두통이 있다고 머리만을, 눈에 문제가 있다고 눈만을 분석하고 치료한다면 그것은 근원적인 치료가 될 수 없다. 그 원인이 오장육부에 있기 때문이다.

마치 뿌리가 병들었을 때 가지들을 아무리 열심히 다듬고 가꾸고 해 보았자 별 소용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면 침이나 한약을 통해 간화나 심화를 다스리게 되면 그 불길이 사그라들면서 몇 가지 제반 증세들이 스스로 소멸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