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리한 교회 건축’ 이대로 좋은가

2012-11-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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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문제점 진단 포럼

“토지·건물은 반드시 교회 명의로 하고
재정 투명성·거룩성 지켜야 건강한 교회”

교회건축은 목회자 개인의 판단과 결정이 아닌 교회 차원의 다양한 의견수렴과 평가를 통해 결정돼야 하며, 특히 교회가 처한 재정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올바른 사역과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공동대표 허성규·홍진관)이 8일 오후 7시 타운 내 캘리포니아 인터내셔널 유니버시티 강당에서 ‘교회건축을 진단한다’라는 주제로 개최한 건강교회 포럼에서 손경호 목사(보스턴성령교회 담임)와 조만연 장로(LA기윤실 실행위원)가 주제발표를, 이용욱 목사(하나크리스천센터 담임)와 송병주 목사(선한청지기교회 담임)가 각각 패널 토론을 했다.


손경호 목사는 주제 발표 모두 발언을 통해 교회사에 획을 그은 ‘밀라노 칙령’으로 교회 건축물의 무분별함이 시작됐다고 전제한 뒤, 지하 가정교회에서 지상으로 올라온 교회가 황제의 궁전 형태를 도입하는 우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대 교회도 목회자 개인의 비전에 따라 교회가 건축 돼서는 안 된다며, 교회 건축 비리에 관한 문제해결 방법으로 신학교 개혁, 다목적용 교회 건축방법 연구필요, 교회 건물 크기에 대한 세금부여 법안 제정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조만연 장로는 교회가 건축 또는 건물 구입을 하기 전 재정 건전성을 확인해야 하며 건축위원회의 결정사항을 담임목사가 수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고, 구입한 건물 또는 토지는 반드시 교회 명의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건강한 교회는 세상과 구별되는 재정의 거룩성과 투명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송병주 목사는 패널토론에서 현재 교회 내에서 점점 그 비중이 커져가는 한인 1.5세와 2세들을 위해 본당을 제공하는 등 세대 차이를 극복하는 발상의 전환도 필요한 시기라며 자신이 맡고 있는 교회에서 교회 건축이 꼭 필요할 경우 모기지가 교회 전체 예산의 25%가 넘지 않는 선에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윤실은 이날 포럼을 통해 모세 광야시대 ‘성막’에서 예루살렘 ‘성전’의 의미를 되짚어 본 뒤 초대교회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교회에 대한 성경적 고찰을 한 후, 현재 일부 교회에서 사용하는 ‘성전 건축헌금’이란 용어 보다 ‘교회 건축헌금’이 성경적 의미가 있다고 판단, 이 용어 사용을 적극 추진하기로 하였다.

한편 포럼 시작에 앞서가진 ‘LA 기윤실 사회봉사상’ 시상식에서 웨스트LA 방주교회(담임목사 김영규)와 미주리 로버츠빌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결혼가정 선교 전국연합회(회장 이정희)가 선정돼 상패와 함께 각 1,000달러의 상금이 수여됐다.


<글·사진 차용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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