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2012-11-06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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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누워서 흐르게 하라
강을 일으켜 세우지 말라
일으켜 세워진 강은
뛰어내리기도 전에 발이 썩고
다리가 썩고 온몸이 썩고
썩은 젖에 아이들이 썩는다
강을 누워서 흐리게 하라

누워서 반짝반짝 노래하며 흘러
물살이 물살을 껴안고 사랑하며 흘러
아이들을 낳고 낳아 기르며
우리의 젖줄로 흐리게 하라
강은 누워서 굽이굽이 흐르고
우리는 방방곡곡 푸르게 솟구치고

백우선(1953 - ‘)누워 흐르는 강’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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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산이고 물은 물’인 것처럼 당연한 얘기지만, 산은 서서 있고 강은 누 워서 흐른다. 강이 흘러 내려 보내준 젖을 먹고 물고기와 곡식이 자라고, 나 무와 사람들이 푸르게 솟구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한국의 강마다 녹조 가 가득하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하고 있다. 자연의 경고를 외면하는 천치들 이 되지 말자. 댐을 만들어 강을 일으켜 세우려고 했던 어리석음을 허물자. 지금이라도 강은 강으로, 뻘은 뻘로 되돌려 보내주자.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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