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2012-10-30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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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아 천 길 높이
아득한 저 석벽
열 길도 못 오르고 주저앉은 아픔이여

차라리
한포기 풀잎으로
저 산정에 돋아라

신경효(1942 - ‘)이루지 못한 꿈’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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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캐년의 맨 아래 콜로라도 강까지 내려가서 다시 계곡 가장자리로 걸
어 올라온 적이 있다. 올려다본 절벽은 가도 가도 끝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이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이민자들의 꿈과 아픔이 그럴 것이다. 말도, 물도, 바람
도 낯설기만 한 이 땅에서 언제나 걱정 없이 편안한 잠을 자게 될까. 어렵게
올라가도 다시 평지이고, 비로소 시작에 불과하게 되는데도, 저 위에 자리
잡은 하찮은 한포기 풀잎이 부럽기만 하다.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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