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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가을철 호흡기 관리

2012-10-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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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내형(뉴욕함소아 원장)

이제 여름내 푸르디푸르던 나뭇잎들이 하나둘씩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변하고 아침, 저녁으로 공기가 차츰 선선해짐에 따라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는 때가 왔습니다. 단풍이 짙어지고 다양한 제철 과일이 풍요로운 가을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지만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입장으로 돌아오면 지금의 계절은 감기 및 호흡기질환과의 전쟁을 앞둔 비장한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밤낮으로 온도변화가 심한 즈음부터는 본격적으로 호흡기 건강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사람의 폐는 차고 건조하면 역할과 소임을 다하지 못하는데 한참 성장할 나이의 아이들은 외부온도에 적응하는 온도조절능력이 부족하고 폐 기능이 성인보다 미숙하여 쉽게 호흡기 질환에 걸리는데다가 한번 병이 나면 몸을 회복하느라 한동안 체중이 늘지 않는 등 성장에 지장을 주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걸리기 전에 예방을 철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럼 예방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찬 공기는 가급적 직접 안 쐬는 게 좋습니다. 특히 알러지 체질인 아이는 찬 공기만 닿아도 코가 막히고 콧물이 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한냉 알러지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더 심한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외출할 때는 오히려 준비를 잘하고 나가서 괜찮은 반면 실내에서는 자칫 방심하기가 쉽습니다. 예를 들어 잠자리에서 베개를 창문 쪽으로 하면 새벽녘 차가운 공기가 스멀스멀 창문 틈을 비집고 들어와 코로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새벽만 되면 기침, 재채기, 콧물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증상을 예방하려면 창문 반대편으로 둬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바로 거실로 나오기 보단 기지개를 충분히 펴주고 스트레칭 하듯 몸을 부드럽게 움직여서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 후 주면 좋습니다.

간혹 건강을 위해 수영을 시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수영을 꾸준히 하면 폐 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지만 알러지 비염이 있는 아이라면 수영할 때 닿는 찬 물이 폐와 코를 차게 만들기도 하고 위생을 위해서 넣는 소독약이 코의 안쪽 점막을 약화시킬 수 있어서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하므로 수영 대신 태권도나 농구, 축구 등 다른 운동으로 대체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폐는 촉촉해야 건강한 장부입니다. 그래서 실내 습도를 잘 유지하는 것도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일입니다. 적절한 습도는 50~60% 정도인데 깨끗이 청소한 가습기를 주로 생활하는 공간에 지속적으로 틀어주거나 빨래를 마친 옷들을 이용해 실내에 수분을 더해주고 물도 충분히 마셔 신체 내부가 건조해지는 것도 막아야 합니다. 특히나 수면 중에 난방으로 인해서 침실이 건조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젖은 수건이나 가습기를 반드시 틀어 주시는 게 좋습니다. 실내 온도도 중요한데 밖이 춥다고 난방을 세게 하면 습도가 낮아질 수 있으므로 실내외 차가 5~10도 이상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욕조에 5분 정도 발을 담그는 족욕이나 몸 전체를 폭 담그는 전신욕 등을 통해 혈액순환을 자주 시키는 것도 좋습니다. 만약 아이가 코막힘 증상이 있다면 통목욕을 할 때 따뜻한 김을 코에 자주 쐬어주면 코가 뚫리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 풍성한 제철 과일을 골고루 먹어주면 신체 저항력을 높여 감기, 비염 등의 질환을 예방해주니 입맛과 건강을 다 잡을 수 있으니 아름다운 가을을 건강히 보내는 것, 어렵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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