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2012-10-23 (화) 12:00:00
크게 작게
요즘 우울하십니까?
문제의 동영상을 보셨습니까?
그림의 떡이십니까?
원수가 부모로 보이십니까?
방화범이 될까 봐 두려우십니까?
더 많은 죄의식에 시달릴까 싶으십니까?
어디서 죽은 사람의 발등을 밟게 될 지 불안하십니까?
혼자 있어도 혼자 있는 게 아니십니까?
개다 소나 당신을 우습게 봅니까?
눈 밑이 실룩거리고 잇몸에서
고름이 흘러내리십니까?
밑구멍이나 귀구멍에서 연기가 흘러나오십니까?
말들이 상한 딸기처럼 문드러져 나오십니까?
양손에 떡이십니까? 건망증에 섬망증?
캄캄하십니까? 곧 미칠 것
같은데, 같기만
하십니까?

여기를 클릭
하십시오

- 김언희(1953 - ) ‘요즘 우울하십니까?’ 전문


--------------------------------------------------

스팸 메일 광고인가요? 아픈 곳을 건드려 유혹하는 사이비 약장수의 수법 같아서 아무도 낚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시를 지워버리고 무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죄의식과 욕구불만, 불면과 건망증, 그리고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 있는 내 모습을 들춰내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선생님도 요즘 너무나 우울해 곧 미칠 것 같습니까? 용하다는 의원을 만나보았는데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다고요? 그러면 여기를 클릭 하십시오.


<김동찬 시인>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