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목원에서 가을추억 만드세요”

2012-09-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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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인근 가볼만한 나들이 코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다.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은 남가주 주민이라고 가을을 즐기지 말라는 법 없다. 여름이 화려하고 가슴 설레는 축제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는 사색의 계절. 사실 뜨거운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보다는 선선한 가을이 나들이 나가기엔 제격일 것이다. 가을은 또한 지금까지 지나온 한해를 돌아보고 남은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 계획하기에도 좋은 시기다. 연말에는 송년회니 망년회니 이것저것 이벤트가 가득해 여유가 없으니, 시간 있을 때 미리미리 2012년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9월과 10월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심신을 치유하고, 또한 아름다운 가을 추억을 만들기 좋은 LA 인근 수목원으로의 나들이를 떠나보자.

남가주에도 찾아온 단풍의 계절… 고향 정취 물씬
데스칸소가든은 일본나무 숲과 떡갈나무 숲 일품

■ 데스칸소 가든


1. 데스칸소 가든 이모저모
데스칸소 가든(Descanso Garden)은 LA 북쪽의 라캬냐다(La Canada)에 위치하는 아름다운 정원이다. 북미 최대의 동백꽃(Camellia) 정원으로 유명하며 일년내내 찾기 좋은 자연 속 휴식처다. 이미 한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졌듯,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마의 식물군 컬렉션을 갖추고 있다.

원예학 디스플레이, 우아한 동양의 아름다움이 넘치는 일본식 정원, 향기로운 장미정원, 떡갈나무 숲(oak forest) 등은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데스칸소 가든은 1953년 맨체스터 바디(E. Manchester Boddy)에 의해 설립됐다. 바디는 아름다운 정원과 숲, 떡갈나무 덤불 등으로 이뤄진 160에이커의 땅을 후손들에게 남가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알리기 위한 장소로 만들기로 결심, 미 박물관 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Museums)의 승인을 얻어냈다. 이후 데스칸소 가든은 남가주를 대표하는 식물원이자 정원으로서 해마다 수천명이 찾는 지역 명소로 거듭났으며, 타주는 물론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관광명소로도 이름을 알리게 됐다.

2. 피크닉 에리어 & 카페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본격적인 나들이 전에 민생고를 해결할 방법을 살펴보자. 일단 주차장 바로 옆에 피크닉 장소가 마련돼 있다. 나들이의 백미는 바로 야외에서 나눠먹는 도시락이 아니던가. 이곳에서 정성스럽게 마련한 김밥과 음료 등을 즐긴 뒤 발걸음도 가볍게 가든 구경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일일이 도시락을 준비하기 귀찮다면 가든 내 카페에서 우아하게 식사를 즐기는 것도 좋다. 간단한 음료와 식사를 판매하는 카페 옆에는 밴드 캠프 홀(Van De Kamp hall)이 자리 잡고 있다. 한편 바로 옆에는 세계 최대의 동백꽃 가든이 위치해 있다. 이곳에 있는 카멜리아 라운지에서는 일본식 정원을 바라보며 음미하는 ‘티타임’을 즐길 수도 있다는데 그야말로 넉넉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3. 바디 하우스 & 스튜어트 하가 갤러리
데스칸소 가든의 창립자인 바디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히스토릭 바디하우스(the Historic Boddy House)와 데스칸소 가든의 과거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스튜어트 하가 갤러리(Sturt Haaga Gallery)도 빼 놓을 수 없는 데스칸소 가든의 명소다. 마치 데스칸소 가든이 선보이고자 하는 다양한 세계가 이곳에 집약돼 있는 느낌이랄까. 히스토릭 바디하우스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실내외가 눈길을 끈다.

4. 가든
데스칸소 가든은 ‘정원 속의 정원’(garden of gardens)이다. 아기자기하게 잘 가꿔진 정원들을 바라보다보면 절로 환 몸이 된다.


각각의 정원이 독특한 테마와 매력을 지니고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동양의 우아함과 여백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일본 정원에서는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다.

동백꽃은 초가을에서 이른 봄까지 즐길 수 있는데, 특히 1~2월에 가장 만발한다. 향기로운 장미향이 코끝을 감미롭게 자극해 주는 장미정원 역시 데스칸소 가든의 명소다.

또한 한때 이 지역을 초록색으로 뒤덮었던 떡갈나무 숲, 싱싱한 야채와 채소가 가득한 내추럴 테이블(Natural Table) 등도 둘러볼만 하다.

이밖에 캘리포니아 네이티브 가든(California Native Garden)에서는 하늘하늘한 야생꽃을 포함한 이 지역의 ‘위대한 유산’인 식물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영혼을 정화시켜 주는 듯한 라일락 정원까지 한 군데도 빼놓을 수 없는 데스칸소 가든의 자랑이다.

5. 다양한 이벤트 & 프로그램
꽃이나 정원, 가드닝에 관심이 있다면 데스칸소 가든이 선보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눈여겨 보자.

데스칸소 가든에서는 거의 매 시즌별로 다양한 이벤트와 클래스가 진행된다. 일단 가든 페스티벌에서는 데스칸소 가든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식물들의 고향(?)인 각 지역들의 문화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가드닝 클래스와 가이드와 함께하는 ‘워크-뜨루 랜드스케이프’(Walk Through landscape)에서는 분재나 가드닝에 대한 여러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이 외에도 페인팅과 고메(gourmet) 쿠킹 클래스, 더 나아가 피트니스 클래스까지 제공한단다.

어린이들을 위한 재미있는 행사도 가득하다.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에는 ‘리틀 아울스 리딩 네스트’(Little Owls Reading Nest)라는 무료 스토리 텔링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어린 자녀들은 큼지막한 새둥지 안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흥미진진한 스토리 텔링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이후에는 전문 교육자들과 함께 정원을 다니며 이야기에 등장했던 식물이나 장소들을 직접 관찰해 볼 수 있다.

•주소: 1418 Descanso Dr. La Canada
•전화번호: (818) 949-4200
•자세한 내용: www.descansogardens.org

■ LA카운티 식물원

정글서 호수·폭포까지… 세계 자연생태계의 축소판

아프리카·아시아 등 지역별 테마코스로 꾸며
빅토리아 풍 고색창연한‘퀸 앤 커티지’ 명물
트램 올라 타 구석구석 구경하는 재미 쏠쏠

1. LA카운티 식물원은
아케디아에 자리 잡은 LA 카운티 식물원(La County Arboretum)은 127에이커에 아프리카 정글과 사막,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등의 테마로 나뉘어 독특한 풍경을 보여준다.

아기자기한 느낌의 폭포와 고급스러운 분수, 빅토리아 풍의 아름다운 건물, 산책하다 종종 만나는 아름다운 공작새까지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제공한다. 주말에는 식물원에서 운영하는 트램을 타고 구석구석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2. 그레이스 캘럼 피레니얼 가든 & 가든스 포 올 시즌스
그레이스 캘럼 피레니얼 가든(Grace Kallam Perennial Garden)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다년생의 식물들과 군엽들이 호젓한 산책로를 중심으로 만발한 아름다운 정원이다. 보랏빛 잎의 레드버드(redbud)와 차이니즈 프린지 트리(Chinese fringe tree)가 만들어내는 그늘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풍긴다.

또한 가든스 포 올 시즌(Garden for All Seasons)은 각종 야생들꽃과 허브, 야채들이 가득한 정원으로, 커뮤니티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가꾸는 곳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가든스 포 올 시즌은 학생들의 야외 현장학습이나 체험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3. 퀸 앤 커티지 & 메이버그 폭포
LA 카운티 식물원에는 1885년에 지어진 빅토리아 풍의 아름다운 건물인 퀸 앤 커티지(Queen Ann Cottage)가 자리 잡고 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호수와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는데, 이 건물은 남가주에 몇 안 되는 빅토리아풍의 건물이라고 알려졌다.

더운 날씨에는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폭포도 관광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나이애가라 폭포를 기대하고 간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작고 귀여운 느낌의 메이버그 폭포(Meyberg Waterfall)가 많은 사진 매니아들은 물론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히스토릭 서클(Historic Circle)에는 아름다운 장미 정원이 향기를 만발하고 있다.

4. 다양한 이벤트
LA카운티 식물원 역시 다양한 이벤트 및 프로 그램을 선보인다.

일단 9월29일 오후 4시30분~8시30분에는 중국식 추석인 ‘문 페스티벌’(Moon Festival)이 펼쳐진다. 이날 행사에서는 트램 투어(tram tours)와 함께 다양한 중국 전통 문화공연이 펼쳐지며, 딤섬과 보바, 중국식 차 등 다양한 중국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입장료 3~5달러, 12세 이하 아동은 무료다.

또한 매주 토요일에는 25인에 한해 무료 식물원 탐험 프로그램이 제공되며, 어린 아이들을 위한 스토리 텔링, 아트 클래스 등이 제공된다.

•주소: 301 North Baldwin Ave., Arcadia
•전화번호: (626)821-3222
•자세한 내용: www.arboretum.org/index.php


<홍지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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