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 밀뱅크는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로 언젠가는 미국 언론계의 최고의 상인 퓰리처상을 받을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치 칼럼만이 아니라 워싱턴 스케치라고 뉴스 현장의 맥박과 느낌을 생생하게 묘사하는데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그는 물론 거의 모든 칼럼니스트들이나 정치 담당 기자들처럼 지난 주의 공화당 전당대회에도 참석했고 이번 주의 민주당 행사에도 마찬가지였다.
민주와 공화 양당은 4년에 한 번 씩 대선 후보 지명 대회를 개최한다. 말이 지명대회일 뿐 연초부터 공화당이 여러 차례 예선전을 거쳐 미트 롬니가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것이 두어 달 전이고 현직 오마바 대통령의 재선에 도전할 민주당 인사는 하나도 없고 보면 순전히 요식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몇 천 명의 대의원들을 고무시켜 11월 달의 승리를 다짐하고자 하는 모임이라 매스 미디어의 초점이 쏠리기 마련이다.
밀뱅크에 의하면 민주당 대의원들 수는 5,000 정도인데 미디어를 대표하는 사람들은 1만5,000이라서 미디어 회사들이 광고주들을 환대하기 위해 마련한 각종 파티장에서 언론계 종사자들끼리 환담하기가 일쑤라는 것이다. 우선 인터넷 세상답게 종이신문이나 잡지만 대하던 사람들에는 이름조차 생소한 허핑턴 포스트다 폴리티코 같은 조직에서 마련한 대의원들과 미디어 사람들을 위한 마사지와 요가 등의 공짜 프로그램이 있는가 하면 방송회사들과 아울러 CNN과 MSNBC 같은 케이블 네트워크의 칵테일과 안주 파티도 넘쳐나는 모양이다. 밀뱅크는 이번 화요일 밤 다섯 시간이나 이곳저곳을 섭렵했지만 대의원은 한 명도 발견할 수 없었단다.
태풍 아이작 때문에 하루 단축된 공화당 지명대회 때에도 매스 미디어 군단이 플로리다 탬파에 대거 파견되었다. 그 때나 이번 주에도 실제 뉴스거리는 한 건도 없는데 수많은 기자들만 들끓고 있는 상황은 지명대회를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버려야할 또 하나의 이유라는 게 밀뱅크의 반농반진의 주장이다.
밀뱅크는 전당대회에서는 진짜 뉴스가 하나도 없다는 예로 오바마의 최측근인 발레리 자렛 여사의 인터뷰를 언급한다.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자렛은 오바마에 대해 “그는 인간이며 웃기를 좋아한다”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기자가 오바마 부부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부모들이냐고 묻자 자렛은 “그들은 절대적으로 놀라운” 사람들이라고 확인해주었다는 것이다.
내셔널 저널과 CBS에서 주최한 조찬의 스폰서들은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폭스바겐 그리고 파이저 제약회사였다. 또 연방의회를 전문적으로 보도하는 Hill이란 잡지가 주최한 조찬회의 스폰서들에는 타이코, 올스테이트 보험회사 등 대기업과 홀랜드와 나이트란 로비회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2008년도 덴버에서 열렸던 민주당 전당대회의 비용은 4,000만달러였으니까 금년에도 그 정도거나 그 이상이 들것이다. 공화당 쪽도 비슷할 것으로 보면 된다. 그 많은 돈이 어디서 나오나. AT&T, 버라이즌, 구글, 컴캐스트, 전국주택건축업자연합회 등 대기업체들과 연합회들과 로비스트들의 헌금이 주요한 자금 출처다.
4년 전 뉴욕 타임스지에서는 덴버에서 활약하는 스티브 화버란 변호사 겸 로비스트가 민주당 전당대회 모금책으로 활약했던 것을 보도한바 있었다. 그의 로펌 자체가 각급 선거 후보자들에게 헌금하는 것은 물론이다. 또 전직 의원들이나 그들의 자녀들 그리고 전직 판사들을 로비스트로 고용하기 때문에 덴버에 위치하면서도 워싱턴에서도 실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빌 클린턴과 골프 친구일 정도니까 그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정치인들이 평소에는 대기업들이나 로비스트들을 비난하다가도 선거철이 되면 로비스트들과 회사들에게 정치 헌금 받기를 학수고대하는 모습을 보면 대단한 모순이다. 인간제도들 치고 완전한 것이 없다는 결론을 되새기는 수밖에. 하기는 로비스트들과 대기업들의 정치에 대한 부당한 영향을 파헤치는 언론기관들마저 그들의 협찬을 얻어 진수성찬의 향연에 응한다는 것이니 입맛이 씁쓸할 따름이다.
<남선우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