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굽는 법·요리 법 달라도 세계인 입맛 잡아

2012-08-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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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별 다양한 종류 : 빵

피타(Pita)
속 비어 샌드위치 적당

그리스와 중동에서 만들어 먹는 빵으로 둥글고 납작하며 잘라 보면 속이 비어 갈라진다. 이 속에 내용물을 넣어 샌드위치를 만들기 쉽다. 자르지 않고 빵 위에 내용물을 얹고 말아 만든 것을 이로(gyro)라고 하는데 고기와 채소에 요거트 소스를 뿌린 간편한 랩으로 그리스 식당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메뉴다. 피타를 피자 자르듯 세모로 잘라서 오븐에 굽거나 튀겨 바삭하게 만들면 피타 칩이 되는데 허머스(칙피, 참깨, 마늘, 올리브오일을 넣고 갈아 만든 딥)와 단짝이다. 미국과 유럽에는 1975년 이후 소개되었는데, 어느 마켓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일상에서도 많이 먹는 빵이 되었다. 지름 5cm 정도의 미니 사이즈부터 어른 손바닥만 한 것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다.

난(Naan)
무슬림 서민이 아침식사로 즐긴 인도식 빵


탄두르 오븐에서 굽는 인도식 빵으로 인도 식당에 가면 주문해서 요리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다. 난은 무굴제국 시대부터 가장 흔한 무슬림 서민의 아침식사였으며, 인도 요리가 세계로 뻗어 나가면서 난도 함께 유명해졌다. 효모로 반죽한 후 니겔라 씨를 뿌려 화덕에서 납작하고 얇게 구워내 만드는데 금방 구워 내오면 속이 빵빵하게 부풀어 있다가 이내 꺼져서 납작해진다. 식당에 따라 마늘, 허브 등을 뿌려 굽기도 한다. 이미 구워둔 난 위에 치즈와 달걀을 얹어 한 번 더 구워내면 든든한 아침식사로도 좋다.

바게트(Baguette)
바삭한 겉, 고소한 속… 길쭉한 프랑스 빵

전 세계에서 먹는 프랑스의 빵으로 19세기 중반 스팀 오븐이 발명된 후 비엔나의 빵 기술자들이 먼저 개발했다. 때문에 영국에서는 아직도 ‘비엔나 브레드’라 부른다. 바삭하게 구운 겉 속의 수분을 2~3일 동안이나 보관하는 역할을 한다. 나폴레옹이 “병사들의 바지에 들어갈 수 있는 길쭉한 빵을 만들라”고 명령한 것이 바게트의 시초가 되었다는 루머도 있으나, 연구자들은 거짓말이라고 단정한다. 대신 프랑스에서 1920년대, 새벽 4시 이전에 빵집 일을 할 수 없다는 법령이 선포되자, 다음날 아침 빵으로 전날 구워두어도 괜찮은 빵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는 주장도 있다.

라바쉬(Lavash)
종이 말아 놓은 것 같아

아르메니아안의 빵으로 캅카스와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먹는 얇고 면적이 넓어 종잇장을 둘둘 말아 놓은 것 같은 모양의 빵이다. 속 재료를 넣고 둘둘 말아 랩을 만들기에도 좋고, 잘라서 케밥을 싸먹기에도 좋다. 탄력 없이 잘 찢어지는 편이지만 부드러울 때 오븐에서 다시 한 번 더 구우면 바삭한 질감으로 먹을 수 있다.

포카차(Focaccia)
이탈리안식 피자의 원형

올리브오일과 허브를 듬뿍 넣어 구운 발효 빵으로 쫄깃하면서도 폭신한 식감의 빵으로 이탈리안 식당에 가면 금방 구운 따끈한 포카차를 올리브오일과 함께 내주는 경우가 많다. 피자의 원형이 된 빵으로 고대 그리스에서도 먹었으며, 미국에서도 일상적인 빵이 되었다. 2차 발효를 거치며 반죽에 손가락으로 구멍을 뽕뽕 내서 자국이 남도록 굽는다. 빵 속에 통 올리브를 끼워 넣기도 하고, 로즈마리, 오레가노, 세이지, 마늘 등 향이 강한 허브를 고루 다져 넣어 이탈리안 정취가 물씬 풍기는 빵이다.


할라(Challa)
머리 땋은 듯한 유대인 정통 빵

유대인의 정통 빵으로 안식일(Sabbath, 금요일 해질 때부터 토요일 해지고 별이 보일 때까지)과 명절에 먹는다. 크기도 크지만 풍성한 머리를 땋아 놓은 듯한 모양에 매끈하게 윤기 나는 표면이 먹음직스런 외형을 한 빵이다. 발효한 반죽을 6등분해서 길쭉하게 만든 다음 펼쳐놓고 끝을 모은 다음 머리 땋듯 엮어서 굽는다. 겉면에 파피 씨나 통깨를 뿌리기도 한다. 할라로 만든 프렌치토스트나 브레드 푸딩을 최고로 친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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