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교육 20년, 더 이상 비굴하고 싶지 않아요” “재정부족으로 한국 역사·문화 프로그램이 폐지될까 걱정입니다”
한류가 형성되기 십 수 년 전부터 한국어 교육과 한국 문화를 미국에 알려온 주류사회 교육자 두 분의 한탄이다. 전자는 하버드 대학에서 한국 언어학 박사학위를 딴 로스 킹 교수, 후자는 LA 한인사회에 친숙한 ‘한국 전도사’ 매리 코너 여사다.
킹 교수는 15년째 매년 여름마다 미네소타주 콘코디아 대학 언어마을에서 ‘숲속의 호수’란 한국어 마을을 운영 중이다. 그런데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 등 15개 나라별 마을이 들어선 언어마을 중 한국어 마을은 ‘집’이 없다. 러시아 마을이 휴식에 들어가는 짧은 기간 세를 얻어 쓴다.
킹 교수에 따르면 콘코디아 대학은 한국어 마을 부지 무상제공을 약속하고 장학금도 제공 중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지원금은 단 1만 달러라고 한다. 그럼에도 여러 인종으로 구성된 청소년 30여명이 부채춤을 배우려고 종이로 부채를 만들어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 뭉클하다.
미국인 중등교사 대상 ‘교육자를 위한 한국 아카데미’(KAFE)를 운영 중인 메리 코너 여사는 매년 전국을 돌며 한국 역사문화 세미나를 개최한다. ‘중등교사 1명이 1년에 학생 150명 이상을 가르친다. 교사 1명이 한국을 이해하면 150명에게 한국을 제대로 알릴 수 있다’는 것이 코너 여사의 지론이다.
KAFE는 현재 25개주에서 중등교사 65명을 초청해 한국 역사문화 웍샵을 LA한국문화원에서 진행 중이다. 조지아주, 워싱턴주 교사들은 “사실 우리 지역 학생들은 한국을 잘 모른다”며 “이번 웍샵을 통해 수업시간 한국을 제대로 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웍샵을 준비한 KAFE 관계자는 “한국을 알고 싶은 교사 지원은 늘지만 운영비가 없어 고령의 코너 여사가 모든 시간을 투자한다”며 “당장 내년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류가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를 주름 잡는다지만 북미 지역만 놓고 볼 때 ‘우물 안 개구리’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킹 교수는 “한국 정부나 기업의 지원은 모국에 대한 자부심이나 ‘장기적 투자’라는 철학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어 교육과 문화를 전도하는 미국인들은 “한국이 문화외교·소프트 파워를 강화하는 중국을 참고하라”고 조언한다.
한국 문화체육관광부는 2013년 한류 예산을 2,5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증액할 계획이지만 장기적 투자를 위한 복안이 있는지 궁금하다. 한류 철학이 빈곤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형재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