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2012-07-24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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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
무슨 꽃인들 어떠리
그 꽃이 뿜어내는 빛깔과 향내에 취해
절로 웃음 짓거나
저절로 노래하게 된다면

사람들 사이에 나비가 날 때
무슨 나비인들 어떠리
그 나비 춤추며 넘놀며 꿀을 빨 때
가슴에 맺힌 응어리
저절로 풀리게 된다면

최두석(1955 - )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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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와인을 마시고 재즈를 들어온 선배의 말이 생각난다. 무슨 와인인지, 무슨 곡인지 알게 되면 자연스러운 감상을 방해하게 된다며 그냥 즐기라고 했다. (내가 쓰는 이 글이 독자들의 감상을 오히려 방해하고 있지나 않은지 걱정이 된다.) 이 시 또한 저 꽃과 나비에 대해 너무 따지거나 알려고 하지 말고 그저 향기에 취해 함께 웃고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내라고 한다. 그러면 잠깐 머물다 가는 지상의 삶도 그리 슬프지만은 않으리라.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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