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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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이야기/FHA 우려가 현실로

2012-07-1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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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현

이번주 초 CNN에 따르면 모기지 융자 프로그램 중 FHA가 작년대비 90일 연체기준이 26.6% 올랐고 패니매와 프레디맥에서 보증하는 융자는 연체율은 14.7%가 내렸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해주는 포트폴리오 융자는 무려 연체율이 39%나 내렸다. 이 말은 시중은행에서 융자를 해주는 프로그램 중 대부분 안정을 찾고 있는데 유독 FHA만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칼럼을 구독하는 독자들은 필자가 얼마나 자주 FHA융자의 위험성을 언급했는가를 기억할 것이다. 이제 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데 최근까지 융자 집계를 보면 전체 융자에서 FHA가 차지하는 비율이 30%에 육박하고 있으니 모기지 대란과 주택대란이 한번 더 온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FHA융자 때문일 것이다. 그럼 FHA가 왜 이렇게 문제가 되고 있는지 이번 시간에 한번 알아보기로 하자.


FHA 융자란 패니매와 프레딕맥과 비슷한 방식으로 연방정부 기관인 HUD 소속 FHA(Federal Housing Association)에서 보증해 주는 융자를 말한다. FHA안에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는데 융자 신청자들이 비싼 모기지 보험(PMI Private Mortgage Insurance)을 요구하는 FHA를 얻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하나는 최소한의 다운페이먼트로 융자를 원하거나 다른 하나는 크레딧이 망가져 거의 융자를 받을 수 없는 크레딧 점수를 갖고 있는 고객들이 융자를 받을 때이다.

FHA는 3.5%의 적은 다운페이먼트로 주택 구입이 가능한 융자이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다양한 모기지 상품 때문에 굳이 FHA 융자를 선택할 필요가 없었다. 또한 2차 융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적은 다운페이먼트라도 1차를 80%나 그 이하로 융자를 받고 나머지는 2차 융자로 가능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모기지시장의 악화로 민간 렌더들의 2차 융자 프로그램이 15%이상을 다운하지 않으면 거의 융자를 해 주지 않으니 3.5%처럼 최저 다운페이먼트 융자는 거의 FHA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FHA 융자는 모기지 이자가 생각보다 낮다. 그러니 적은 다운페이먼트를 준비하고 주택을 장만할 수 있는 최적의 상품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것이 이제 주택시장의 발목을 서서히 잡아오고 있는데 이유는 FHA가 주택시장의 구원 투수쯤 돼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 일반적으로 FHA는 낮은 다운페이먼트와 낮은 크레딧이라도 융자가 가능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모기지보험을 부과하고 있다. 융자 시작하면서 1.75% 보험료가 부과되고 30년 고정 모기지 기준으로 매년 1.2%에 해당하는 모기지 보험료를 내야 한다. 매년 내는 모기지 보험의 경우 일반적인 다른 융자 프로그램일 경우 대부분 2년 정도 모기지 보험을 요구하고 2년 뒤 남은 원금이 감정가의 80-78% 미만으로 남게 되면 모기지 보험을 안낼 수 있다. 하지만 FHA는 원금을 갚더라도 최소 5년 동안 모기지 보험을 의무적으로 내도록 되어있다.

FHA 융자 기준은 딱 한가지이다. 현재 일을 하고 있고 수입 증빙이 있는가이다. 지금 직장을 갖고 있고 수입 증빙이 되어 DTI가 45% 정도만 받쳐 준다면 과거 크레딧이 600점 이하까지 망가져도 3.5%만 다운을 하고 모기지 보험을 내고 융자를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융자를 해온 경험상으론 간혹 한두번 실수나 착오로 크레딧이 크게 나빠진 고객도 있으나 대부분 점수가 650점 미만인 고객은 습관적으로 각종 월페이먼트 연체를 하는 고객들이다. 그렇다면 실업률이 1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수입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그 조건만으로 단지 1~2만달러를 준비하고 크레딧은 600점 밖에 안되는데 FHA로 융자를 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주택을 구입했는데 1~2년 지나도 주택가격은 오르지는 않고 지금은 구입한 금액보다 모기지가 더 많이 남아있고 원금은 쥐꼬리만큼 갚아 가는데 이자에 세금에 모기지 보험금까지 꼬박꼬박 내야 한다면 크레딧 600점 정도의 주택소유주가 모기지를 충실히 갚아나갈 가능성이 얼마인가라는 것이다.

또한 문제는 서브프라임 전만하더라도 한 가정의 모기지 연체는 정말 큰 사고였다. 하지만 요즘은 모기지 연체가 점점 대세로 분위기가 무르익다 보니 악의적으로 모기지 연체를 하는 소유주도 없지 않다. 최근 모기지 연체로 숏세일이나 차압(Foreclose)을 진행하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몇년을 끌게 된다. 그동안 주택 소유주는 월페이먼트를 내지 않으니 최저 다운한 금액과 클로징 비용은 수년 동안 주택사용료를 내지 않고 주거하므로 그 수익을 찾아 간다고 보면 된다.

정부에서는 서브프라임 이후에 주택경기 부양을 위해 FHA융자를 본격적으로 지원하였는데 이처럼 FHA가 거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대신해 왔고 주택침체의 핵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FHA융자에 반하여 Stated Income융자의 부양을 주장해 왔다. 물론 지난 서브프라임 사태는 수입증빙이 제대로 안된 Stated Income융자가 주범인 것은 인정을 하지만 크레딧 하나만 보고 100%까지 가능한 무분별한 융자는 분명 문제의 소지가 많았다.

허나 다운페이먼트 정도가 30%이상이 되는 비교적 안전한 융자에 있어서는 굳이 Full Doc과 같이 깐깐하게 수입 증빙을 따질 필요가 없다. 대신 수입 부족으로 적절히 포인트를 내게 하면 은행에서도 수익이 있고 여러가지 상황에서 수입이 부족한 고객이 융자를 얻을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주면 주택시장이 활기를 찾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정부는 수입증빙에만 촛점을 맞춰 융자 프로그램을 전부 조정하였다.

이제는 FHA에서 연체가 증가하고 있으니 또 융자 가이드라인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진행이 될 전망이다. 그럼 주택경기는 또 얼어붙을 것이고 정부는 이제 더 이상 내놓을 카드도 마땅히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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