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시나무

2012-07-0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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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 내 속에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 ”

시인과 촌장의 하덕규 씨가 노래한 ‘가시나무’ 의 가사이다. 처음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계속 리메이크되면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들에게 ‘당신’의 의미가 무엇이든지 간에 교감하기에 충분한 노랫말이고 충분히 쓸쓸해지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다 좋아하는 듯하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감정으로 그 노래를 감상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게 ‘가시나무’라는 노래는 고백이고 위로이고 항복이다. 섬세하면서도 아픔이 느껴지는 탁월한 단어 선택, 인간인 우리의 한계를 느낄 수 있는 고백 그리고 영혼에 대한 갈망이 애절하게 전해지는 매력 있는 편지 같은 것이다.


하나님께로 향한 부끄러운 고백의 편지 같은 것. 나의 못남이 나의 삐뚤어짐이, 나의 고집이, 나의 변덕스러움이, 삭막함이, 모난 성격이, 허다한 욕망이 그 분을 아프게 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불완전한 나의 모습을 생각하며 나를 지으신 본래의 목적을 알고 변화되기 위해 꿈꾸는 기도와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가시나무를 처음 만나고 20여년의 세월이 지난 요즘 나는 또 다른 새로운 마음으로 가시나무를 노래한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그리고 꿈꾼다. 앞으로 20년 후에는 본래의 목적을 향해 많이 달려 가 있는 나이기를.


<윤진 /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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