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의 주말 쇼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시즌 2’가 제작자의 기대와 달리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더 많은 흥행 요소와 자금을 투여했지만 시청자들의 생각은 다른 모양이다. 작년 첫 방송을 본 이후 ‘나는 가수다’를 시청한 적이 없다. 첫 방송을 시청하면서 제작자와 참여 가수들에게 불편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친한 가수들끼리 노래방에서나 함직한 노래자랑으로 전파를 낭비하는데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그들의 노래 실력은 정말 뛰어나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 감동이 없다. 그들의 재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마음에 와 닿질 않는다.
박찬호와 추신수를 동일선상에 세워놓고, 누가 더 잘 던지는지, 누가 더 잘 치는지, 누가 더 잘 뛰는지를 경쟁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박찬호가 추신수처럼 홈런을 치고, 추신수가 박찬호 비슷하게 던지는 것을 보면 감탄할 것이다. 하지만 감동은 없을 것이다. 몇 번을 계속해서 본다면 감탄도 없어질 것이다.
아마추어에게나 어울릴 노래자랑에 왜 프로가수들이 출연할까? 그들은 무대에 굶주렸다고 변명한다. 방송에서 자기 노래를 할 기회가 없으니 그렇게라도 노래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십대 소년과 소녀들에게 방송기회를 빼앗겨 자기만의 노래를 부를 기회가 없다고 불평한다. 수긍할 수 있는 해명들이다. 하지만 프로에 걸맞지 않은 변명이다.
프로는 자신이 최고인 곳에서만 존재한다. 프로는 모든 것을 잘하지 못한다. 자신을 원하는 한 사람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수십만명의 팬을 보유한 가수가 수백명의 청중을 위해 노래하는 가수보다 우월하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감동은 양적으로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반년도 남지 않았다. 미국은 이미 양당의 후보가 결정되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동성 간 결혼, 해외 파병, 부자 증세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다. 자신이 최고인 곳이 어디인가를 보여주려 노력한다. 자신을 감추거나 침묵하는 비겁함을 보여주지 않는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반년 앞으로 다가왔다. 유력한 후보 한 사람은 반 년째 뜸을 들이며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질 않고 있다. 잊혀질 만하면 대중 앞에 나타나서 고민 중이라고 분위기를 띄운다. 국민은 그 사람이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알고 싶어 한다. 그 해결책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지를 평가하고 싶어 한다.
또 다른 후보 역시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않는다. 남의 생각과 현상을 비판할 따름이다. 사건에 대하여 견해를 보일 뿐, 국가적 비전을 얘기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그늘에 숨어 있다. 아버지의 업적을 이용하려는 시도만 할 뿐, 아버지와 그 부하들이 자행해 온 폭력과 탄압에는 침묵하고 있다. 아버지가 물려준 그때 그 사람들에게 권력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리더십인양 착각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 규모나 국민의식은 이미 세계 10위 안에 들어 있다. 지난 20년간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통령을 가져본 적이 없다. 국가 재정을 관리하지 못했던 대통령, 햇볕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란 몽상에 빠져 있던 대통령,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을 미워했던 대통령, 국민을 대기업 직원쯤으로 생각하는 대통령들이었다. 그래도 대한민국은 발전해 왔다.
앞으로 5년간 누가 대통령이 되건 대한민국은 발전해 나갈 것이다. 대한민국은 잘못된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크게 흔들리거나 좌절하지 않을 정도의 힘을 가졌다. 새로 대통령이 될 사람은 이런 대한민국의 힘을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대통령이어야 한다.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권력자들로 울타리를 만들고, 국민을 불쌍한 백성쯤으로 여기는 사람이 아니어야 한다. 5년, 10년의 짧은 안목을 버리고, 100년 후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문화민족이 될 수 있는 그런 비전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었으면 좋겠다. 당장의 인기를 위해 국민들을 일시적으로 감탄하게 만들려 들기보다 오랜 감동을 안겨주는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재경/ 공인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