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회계사이다 보니 세금과 밀접한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교회에 다니고 있으니 헌금과도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다. 이 두 가지는 비슷한 면이 많지만 다른 면도 있다. 둘 다 나의 것을 누군가를 위해 사용한다는 것. 그 근본적인 나눔이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춧돌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우리가 얻는 물질을 쓰는 방법에는 간단히 두 가지가 있다. 나를 위해, 혹은 남을 위해. 삶의 목표가 이웃, 남을 위한 것으로 세워졌을 때, 그를 위해 사용하는 물질은 남을 향하는 것일 것이고, 근본적인 삶의 목표가 나 자신의 개인적 욕망과 이기적인 기쁨에 있다면 그것은 나를 위한 것일 것이다.
세금과 헌금은 나에게 주어진 물질을 남을 위해 사용하는 통로가 된다. 단지 그 안에 강제성의 유무가 다를 뿐이다.
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인간사회의 질서를 위해서이다. 세금도 그 일부분이다. 세금의 용도는 헤아릴 수 없이 많고 또 중요하다. 국가의 피와 같은 것이다. 그 피는 우리 몸의 아픈 곳, 곪은 곳을 찾아 상처를 치유하고 영양을 공급한다. 간혹은 그것이 상처를 타고 흘러내려 버려질 때도 있지만, 우리가 몸담고 있는 거대한 유기체가 살아가려면 그 피가 계속 돌아야 한다.
헌금은 근본적으로 자발적인 것이다. 세금과는 그 역할에 있어서도 차이가 난다. 몸에 병이 나면 우리 몸은 자기 치유를 한다. 면역체계와 바이러스의 침입에 대한 자기 방어, 그 힘이 사라지면 병에 걸리게 되고, 또 외과적인 약과 치유도 아무 효력이 없게 된다. 가장 기본적인 치유의 요소가 자발적인 치유능력인 것이다.
사회가 아무리 강력하고 효과적인 법으로 무장되어 있다 하여도, 그 안의 구성원들이 스스로 사랑하고 나누고 협력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지옥과 다를 바가 무엇일까?
헌금과 세금, 모두가 기쁨으로 자유함 속에서 나누어져야 할 나눔이다.
정준영 / 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