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졸업 축하

2012-06-1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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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졸업식 시즌이다. 나는 교육위원으로 있으면서 매년 많은 졸업식에 참석한다. 그 중에는 특수교육 학교나 대안학교 그리고 성인학교도 있다. 이런 특수학교의 졸업식은 일반학교 졸업식과는 또 다른 특별한 감흥을 준다. 평범한 학생들에 비해 평탄치 않은 삶을 살아가는 학생들의 땀과 노력이 담겨진 졸업장은 졸업식에 참석한 모든 이의 마음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킨다.

그런데 졸업시즌 때마다 몇 가지 걱정되는 부분들이 있다. 우선 졸업을 바로 앞두고 학교 공부를 등한시 하는 경우이다. 학점 취득 실패로 고등학교를 제때 졸업 못 하는 학생들이 있다. 또한 졸업학년 2학기 성적표를 진학 예정 대학에 보내야 하는데 이 성적 때문에 실제로 대학 입학이 취소되는 학생들이 있다. 그래서 학년말 시험 준비나 과제 제출 등 마지막까지 절대로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졸업을 못하는 학생들이다. 본인들의 잘못이든 피치 못한 다른 사정 때문이든 졸업을 못해 상실감에 빠져 있을 학생들이 우리 주위에 분명히 있다. 또한 졸업은 했으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많다. 그중엔 학비나 신분상의 문제로 본인의 의지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학진학을 하지 못해 낙담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


그리고 원했던 대학에 진학을 못하게 되어 의기소침해 있는 학생들도 꽤 된다. 주변을 살펴 이런 학생들이 한창 공부하고 꿈을 펼쳐야 하는 나이에 주저앉지 않도록 용기를 주고 격려를 아끼지 말자.

또 걱정되는 부분은 졸업 축하가 지나쳐 사고를 내는 경우다. 가장 흔한 것이 술과 마약이다. 이 때문에 학교에서 징계를 받아 졸업을 못할 뿐 아니라 어렵게 성취한 대학입학이 취소되는 경우도 있다. 심하면 형사처벌에, 심지어 교통사고로 인해 생명을 잃기도 한다. 이러한 사고는 졸업식을 마치고 친구들끼리 갖는 졸업파티 후에 종종 일어난다.

21세 미만의 음주는 분명 불법이지만 어떻게든 술을 구해 파티를 갖는 학생들의 행위를 막는 것은 쉽지 않다. 사실 미성년자들의 음주는 계획적이기보다 많은 경우 파티에서 동료의 권유나 압력에 못 이겨 우발적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음주운전이나 광폭운전으로 이어져 참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페어팩스 카운티의 모든 공립 고등학교는 졸업생들에게 안전한 축하 파티를 마련해 주기위해 각 학교 학부모회가 밤샘파티를 준비한다. 주로 학교 강당이나 근처 레크리에이션 센터 등에서 하는데 졸업식을 마치고 가족과 저녁식사 시간을 가진 후 졸업생들이 모두 모여 같이 밤새워 축하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파티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은 학부모들로 구성된다. 이 파티에서는 학생들의 출입이 철저히 관리되는데 일단 들어오면 그 다음날 아침까지 파티장소를 나갈 수가 없다. 중간에 빠져 나가 사고를 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기 위해서다.

특이한 것은 자원봉사자들의 상당수가 졸업생 부모들이 아닌 하급생들의 부모라는 것이다. 졸업식과 그 직후에 이어지는 축하모임 등에 지쳐있을 졸업생 부모들이 집에서 쉬도록 배려하기 위해서다. 나도 과거에 아이들이 11학년이었을 때 밤샘파티에서 출입관리와 게임진행 보조에 자원봉사를 했었다.

파티에 학생들이 올 때도 졸업생 본인이 운전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차편을 제공해 주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 자기 차가 파티장 밖에 없어야 몰래 차를 몰고 다른 곳으로 가야 하겠다는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밤새워 피곤한 몸으로 운전하는 것을 피할 수도 있다. 그래서 파티 후 아침에 졸업생들의 픽업은 가능한 한 부모가 직접 하도록 한다.

아무쪼록 졸업을 맞는 학생들과 그들 뒤에서 수고한 모든 분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그리고 졸업생들의 앞날에 앞으로도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 대학에 진학하든 바로 사회에 진출하든 부디 많이 배우고 이루고자 하는 모든 꿈들을 꼭 달성하기 바란다.


문일룡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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