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없는 기도
2012-05-24 (목) 12:00:00
종교인들이 여러 면에서 비종교인들보다는 모범이 될 수 있는 언행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종교인이 종교인을 걱정해 주는 일이 일어난다면 종교인들 어딘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내가 속한 단체 회원 가족들이 국립공원 등산에서 겪은 일을 생각하면 종교인들의 개념 없는 행동에 아직도 불쾌함에서 벗어날 수 없다. 바로 옆의 야외 테이블을 차지한 10명 남짓한 한인 교인들은 이웃을 전혀 무시하고 소나무가 흔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기도를 해대는 것이었다.
우리야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지만 옆의 외국인들은 놀란 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이들을 쳐다봤다. 고함치는 것 같은 기도 소리는 무안하고 또 불쾌했다.
왜 성경 말씀대로 조용하게 소곤거림으로 기도를 하면 안 되는지 못내 아쉽기만 했다. 입장을 바꾸어 들릴 듯 말듯 겸손히 기도 중인데 누군가 옆에서 목탁을 치며 소리 높여 염불을 한다면 기도하는 그들의 마음은 흡족하겠는가.
어느 종교를 믿건 각자의 믿음은 소중한 것이다. 하지만 주위에 대한 배려는 있어야 한다. 주위를 무시하는 큰 소리 기도는 그 분들만의 경우가 아니다.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를 앞에 놓고 커피가 식도록 큰 소리로 기도하고 자장면을 앞에 놓고 자장 국수보다 더 길게 큰 소리로 기도하는 자신들은 기쁨으로 충만하겠지만 그 기쁨이 주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법이다. 자신의 신앙에만 빠져 주위 사람들의 기분을 헤아리지 못한다면 모범적인 믿음이라 보기 힘들다. 믿음생활을 하는데도 서로 간에 예의를 지킬 필요가 있다.
이동원 / 자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