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반죽 속 `생명의 빵’을 부풀려

2012-05-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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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도당, 과당, 맥아당을 먹이로 해 증식하면서 이산화탄소, 알콜을 생성 빵에 쫄깃한 질감 창조

▶ 효모, 빵을 만들어준 인류의 수천년 친구

인류는 6,000년 전부터 부풀린 빵을 먹었지만, 우리가 발효과정을 이해하게 된 것은 150년 전 루이 파스퇴르의 연구 이후였다. 발효에서 핵심은 특정한 곰팡이에 의해 이루어지는 가스를 생성하는 대사작용이다.

‘효모’(yeast)라는 단어는 원래 빵을 부풀리기 위해 사용했던 발효액의 침전물 또는 거품을 뜻했다. 효모는 일군의 극미한 단세포 균류로, 버섯의 친척뻘이며 100가지 이상의 종이 알려져 있다. 그 가운데 일부는 인체 감염을 일으키고, 일부는 음식물의 부패에 기여하는데, 유독 ‘양조자의 설탕 곰팡이’라는 뜻을 가진 사카로마이시스 케레비시아이(Saccharomyces cerevisiae)라는 특정 종이 양조와 제빵에 유용하게 쓰인다.

인류 역사 대부분의 기간 동안 효모는 곡물 표면에서 충원되거나, 이전에 만들어 놓았던 반죽 조각으로부터 제공되거나, 양조장의 맥주 통에서 입수했다. 가장 흔하게 쓰이는 인스턴트 이스트는 제빵용으로 선택된 종류를 공장의 발효탱크에서 당밀을 공급해 배양한다.


효모를 넣어 적당한 온도에서 발효시킨 빵 반죽은 두배 가량의 크기로 부풀어 오른다. 이는 효모가 반죽 속에서 단당인 포도당과 과당, 이당류인 맥아당을 먹이로 해서 증식하면서 이산화탄소와 알콜을 생산해내기 때문이다. 반죽에 소량의 설탕을 첨가하면 효모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지만 다량 첨가하면 오히려 활동을 저해하기도 한다. 또한 온도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 효모의 활동은 섭씨 35도 부근에서 가장 빠르게 증식하며 가스를 생성한다.

효모는 이산화탄소를 공급해 반죽을 팽창시킬 뿐만 아니라 반죽의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화학 물질들도 다량 방출한다. 그 전반적인 효과는 글루텐을 강화하고 탄성을 향상시켜 빵이 구워졌을 때 쫄깃한 질감을 내는데 기여한다.

■제빵용 효모의 형태
시판 효모는 크게 세 종류가 있다. 모두 앞서 말한 사카로마이시스 케레비시아이에 속하지만 유전적 갈래가 다르고 그 형질도 다르다.
*케익 효모 또는 압축 효모(cake yeast, fresh yeast 또는 compressed yeast)
발효 탱크에서 직접 채취한 촉촉한 생효모 덩어리이다. 세포가 살아있기 때문에 다른 효모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발효 가스를 생성한다. 케익효모는 부패하기 쉬우므로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하며 저장 기간이 1~2주로 짧다.

*활성 건조 효모(active dry yeast)
1920년대에 처음 개발되었으며 발효 탱크에서 꺼낸 효모를 건조시켜 알갱이로 만들고, 그 알갱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겉을 효모 부스러기로 코팅한 형태다. 세포는 휴면상태이며 온실에서 수개월동안 보관된다. 반죽을 혼합하기 전에 섭씨 41~43도의 미지근한 물에 담가두면 효모가 되살아난다. 차가운 물에 담그면 세포의 회복이 빈약해 글루텐 형성을 방해하는 물질들을 배출한다.

*인스턴트 건조 효모(instant dry yeast)
1970년대에 나온 인스턴트 건조 효모는 활성 건조 효모보다 더 빠르게 건조시킨 것으로, 알갱이들보다 물을 빨리 흡수하는 성질을 띠고 있다. 다른 반죽 재료들과 섞기 전에 미리 물에 불릴 필요가 없으며, 활성 건조 효모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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