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흔들리는 사회보장제도

2012-02-25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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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연방 상하 양원은 압도적 표차로 사회보장세 경감법을 통과시켰다. 2011년 한 해 동안 한시적으로 적용됐던 사회보장세율 2% 경감이 1년 더 연장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말 이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의회에 요청했었다. 재원마련에 고심하던 의회는 일단 2개월 동안만 혜택을 연장시키기로 합의하고 2012년 말까지 혜택을 연장시키기 위한 논의를 거듭해왔다.

선거는 다가오고, 서민들의 소득은 개선이 안 되는 상황에서, 사회보장세를 계속 2% 낮춰야 한다는 결론에는 여야 간에 이론이 없었다. 단지 줄어든 세수 때문에 사회보장 기금이 줄어드는 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숙제였다. 여야는 첨예하게 대립했다. 2012년 한 해 동안 필요한 추가 세수는 932억 달러이다.

결국 의회는 재원에 대한 규정을 포함시키지 않기로 합의하고 법안을 통과시켰다. 부족한 사회보장 기금은 일반 세수로 충당하게 된다. 이번 조치로 1억7,000만명의 근로소득자나 자영업자가 혜택을 받게 된다. 평균1,000달러 정도씩 소비할 수 있는 소득이 늘어난다.


사회보장세는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5년 루즈벨트 대통령이 처음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사회보장세가 은퇴자들에게 지금같이 중요한 생계수단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당시 루즈벨트 대통령은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며 사회보장세를 주창했다.

75년이 지난 지금 미국 경제에서 사회보장 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해졌다. 2009년 AARP 보고서에 의하면 사회보장 연금이 없었다면 미국 노령 층의 3분의1이 극빈자로 전락하고 만다.

사회보장 연금의 부실화는 지난 십년간 중요한 정책 이슈로 떠올랐다. 인구변화 추세로 보면 2036년에는 현재보다 23% 혜택을 줄여야 겨우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사회보장 연금의 운영방식 때문이다. 개념상으로는 자신이 불입한 금액을 은퇴 후에 인출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일하고 있는 근로자에게서 사회보장세를 걷어서 은퇴자에게 연금으로 나눠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회의 고령화로 입출금의 균형을 깨져가고 있다. 사회보장 세수가 연금 지출보다 많아야 기금을 늘려 사회의 고령화에 대처할 수 있다. 현재 수준의 연금을 유지하려면 더욱 많은 일반 회계 예산이 사회보장 기금으로 전입되어야 한다. 더 많은 세수가 필요하다는 결론이고, 어떤 계층에게 이 짐을 지우느냐가 앞으로 9개월간 미국 선거의 중요 이슈가 될 것이다.

7,7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사회보장 연금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40년간 사회보장 연금은 베이비부머의 공헌으로 유지되었다. 전후 극심한 불황속에서 태어난 베이비부머들은 근면함과 창조적 노력으로 현재의 미국 경제를 만들어 놨다. 경제는 수십배 크기로 켜졌다. 그들이 낸 사회보장세로 은퇴한 세대에게 연금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사회는 베이비부머의 안정된 노후 보장에 인색하다.

미국 납세자중 50%는 사회보장 연금 없이도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이중 10%는 은퇴 후에도 수십만, 수백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은퇴 후에도 계속 자산이 늘어나는 계층, 은퇴 후에 그 상위 10%에 속할 수 있는 계층은 베이비부머의 노후를 고민해야 한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 자신이 누리고 있는 부를 축적할 수 없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가진 사람들이 아주 조금씩만 세금을 더 내면 안정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안정된 사회는 부자들에게 더 많은 부를 보장해 준다.

최재경 /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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