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토랜스제일장로교회 또 분쟁

2012-02-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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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의회서 담임목사 해임안 다뤄…

▶ 부결 불구 노회서 최종결정

사우스베이 지역의 대표적인 한인 교회인 토랜스제일장로교회(담임목사 김준식)가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현재 당회의 활동을 정지시키고 당이 교회의 주요 사항을 결정하고 있는 PCUSA(미국장로교) 교단 한미노회 산하 토랜스 행정전권위원회(Administrative Commission)는 지난달 29일 임시 공동의회를 개최, 김준식 담임목사의 ‘목회관계 해소’(해임)에 관한 교인들의 의견을 물었다.

김 목사가 사회를 본 가운데 긴 시간의 자격점검을 거쳐 464명의 액팅 멤버들이 참여한 표결에서 342명(74%)이 목회관계 해소에 반대표를, 120명(26%)이 찬성표를 던졌다. 기권은 2명이었다.


당초 공동의회에서 표결에 앞서 5명씩이 나와서 찬반 발언을 하기로 했으나, 목회관계 해소를 반대하는 교인 측이 중단을 요청하면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표결로 사태가 종결된 것은 아니다. 특정 교회의 담임목사는 개교회가 아닌 노회 소속이라고 규정한 PCUSA 헌법에 따라 오는 2일 오후 5시30분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에서 회의를 갖는 한미노회가 목사 인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공동의회는 결정을 하는 데 참고하기 위해 소집된 것으로, 최종 결정은 김 목사의 목회해소 건을 안건으로 채택한 노회에서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담임목사 반대 측의 한 관계자는 “김 목사 측이 사전에 표밭 다지기를 했다. 청빙 당시 1,000여명 중 12명만이 김 목사를 반대했는데 이날 투표에서 무려 26%가 김 목사 해임을 원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물러날 이유가 충분하다”며 “목사 측 교인들이 현재 노회 멤버들을 상대로 로비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회원 14명 가운데 10명이 김 목사를 반대하는 입장에 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반대 측은 “김 목사가 부임 직후 사례비 인상을 요구하고 지지자들로 당회를 구성하려 했으며 의견을 달리하는 장로들은 자리를 탐내고 자신을 몰아내려는 사람들로 매도했을 뿐 아니라 대화와 리더십 발휘를 통한 문제해결 대신 외부 변호사 고용을 통한 교정고소(징계 사안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교단 내 절차)를 거듭해 불화를 심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준식 목사는 본보의 취재에 “문제가 종결될 때까지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 모든 것이 끝나면 밝히겠다”고만 말하고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한 때 교인이 3,000여명에 달했던 이 교회는 전임 박성규 목사 때도 심한 내분으로 두 그룹이 수년간 교회 내에서 따로 주일 예배를 드리는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그후 2007년 말 LA 수피리어 법원의 판결에 따라 박 목사가 나가게 돼 2009년 2월 뉴저지에서 목회하던 김 목사를 새 담임으로 청빙해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낳았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김 목사와 다수 시무장로들 간에 사사건건 의견충돌이 빚어지면서 다시 분열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지난 2010년 8월 행정전권위원회가 김 목사에 대해 사실상 설교권을 박탈하는 징계에 해당하는 ‘90일 유급 행정휴가" 조치를 취했으나 후에 뒤집힌 바 있다.

현재 이 교회에 출석하는 성인 교인은 1,300~1,500명 가량이나 정식으로 등록한 교인은 약 1,0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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