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에 ‘큰 울림’ 주는 작은 모임

2012-01-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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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셔가에서 모이는 목요 직장인 성경공부 ‘Flame of Joy’

삶에 ‘큰 울림’ 주는 작은 모임

매주 목요일 정오 윌셔가에서 모이는 직장인들을 위한 성경공부‘Flame of Joy’의 멤버들. 연초라 빠진 사람이 많았지만 새로운 멤버가 오기도 했다.

지난 5일 정오께. 13명의 직장인들이 종종걸음으로 윌셔가 빌딩 숲 속에 자리 잡은 3550번지 빌딩 124호(조아 웰니스 센터)에 들어선다. 운동으로 육체를 가꾸는 공간이 마루에 원탁 몇이 놓이고 참석자들의 찬양이 울려퍼지면서 순식간에 생의 전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영적 용장’들을 길러내는 산실로 변한다.

모임은 간식 후 기도와 찬양으로 시작됐다. 2주간 쉰 뒤 모인 새해 첫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아침 해가 돋을 때 만물 신선하여라’로 시작되는 찬송가를 불렀다.

“새로 오는 광음을 보람 있게 보내고 주의 일을 행할 때 햇빛 되게 하소서~ 한 번 가고 안 오는 빠른 광음 지낼 때 귀한 시간 바쳐서 햇빛 되게 하소서~”


인도자인 박광철 목사(조이펠로십교회)는 “새해에는 감사할 거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인사말을 한 후 로마서 6장 12~23절을 한 구절씩 풀어나갔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 된 우리는 욕망을 따르지 말고 자신을 의의 도구로 하나님께 드려야 합니다. 우리는 은혜 아래 있지만, 그렇다고 법을 무시해도 좋다는 말은 아닙니다. 최근 제게 필요한 CD를 카피하라고 권유하는 말을 들었지만 다행히 그렇게 하지 않은 적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운동을 하러 갔다가 주운 예쁜 MP3 플레이어를 갖고 싶다는 유혹을 뿌리치기도 했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생전에 “당신이 순종할 수 있는 만큼만 설교하시오. 목사들이여”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믿음은 말씀을 순종하는 것입니다. 말씀을 묵상하는 가운데 직장 일에 충성하는 여러분이 되시기 바랍니다.”

마침 기도에서 그는 “우리 모두 한 해뿐 아니라 평생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붙잡고 직장과 가정에서 허송세월 하지 않고 햇빛 되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작년 2월 출범한 직장인을 위한 목요 성경공부 모임 ‘Flame of Joy’(기쁨의 불꽃이라는 뜻)의 집회 풍경이다. 많이 나올 때는 25명까지 모였지만 요즘은 좀 줄었다.

참석자들은 인근 CPA, 부동산, 보험회사 사무실, 은행, 마켓 등에 근무하는 30~50대. 한 멤버는 “짧은 시간에 긴 여운과 깊은 터치가 있는 말씀을 들을 수 있어 참 좋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을 위한 성경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해 초창기부터 수고하고 있는 박 목사는 설교 중에 생활 에피소드와 유머를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사과’ 처럼 적재적소에 사용하면서도 초점은 오롯이 ‘삶의 변화’에 맞추고 있다.


‘부끄러운 A학점보다 정직한 B학점이 낫다’ 등 20여권의 저서를 낸 박 목사는 “속도에 쫓기지 않고 여유 있게 로마서를 강해한다. 성경책만 들고 오면 되는 편한 모임이라 장로님도 있고, 갓 예수 믿은 분도 있다. 많은 분들이 와서 말씀의 향기를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혼을 배불린 뒤 다시 바쁘게 직장으로 돌아가는 멤버들의 얼굴에 2012년에는 성경을 책 속에 갇힌 활자가 아닌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살아 있는 복음으로 만들겠다는 결연한 빛이 어렸다.

문의 (213)388-8785


<글·사진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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