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순 사무직에 석사 출신 우르르...”

2012-01-0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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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난에 고학력자들 ‘묻지마 지원’ 늘어

▶ 고용주들 처우 부담 채용 난색 ‘여전희 실업신세’

맨하탄 미드타운에 운영 중인 L 변호사 사무실은 최근 사무직원 1명을 채용하기 위해 한인 신문과 포털사이트에 구인 광고를 냈다가 깜짝 놀랐다. 광고를 보고 이력서를 제출한 구직자들이 며칠 만에 무려 50명에 달했던 것. 더욱 당황스러웠던 점은 단순 사무직원을 뽑는 채용이었음에도 지원자 전원이 모두 4년제 대졸자였던 것은 물론 일반 석사나 MBA 출신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다. L변호사는 “사무직원 모집에 석사 출신들까지 지원을 해와 솔직히 당황스러웠다”며 “그러나 이같은 고학력자들은 업무에 비해 학력과잉인데다 실제 고용하더라도 바로 그만 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채용 여부를 놓고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취업난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눈높이를 낮춰 취업을 시도하는 한인 고학력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뉴욕총영사관이 공고를 통해 실시한 행정원 모집에도 고학력자들의 ‘묻지마 지원’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총영사관 측에 따르면 ‘학사학위자 이상으로 영어에 능통할 것’ 정도만을 지원 자격으로 공고를 냈지만 석사 이상의 고학력자들이 전체 지원자의 3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일반 행정원 모집에서 예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석사이상 학위 취득자들의 지원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고학력자의 묻지마 지원이 곧바로 구직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인 인력개발사 관계자들은 “석·박사 학위 취득자들이 단순사무직에 지원하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지만, 구인 업체들도 고학위자 처우에 대한 부담으로 대부분 채용에 난색을 표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 경제개발연구소(EPI)가 최근 발표한 한 실업률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계 대졸자 실업률은 약 7%로 백인 대졸자 실업률 4.5% 보다 크게 높게 나타나 아시안의 취업난이 심각함을 반영했다.<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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