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잇단 러브콜… 한인 목회자 ‘한국행 러시’

2011-12-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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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훈·김승욱 이어 림형천 목사도

▶ “세계화 속 미국파 선호” 분석에 “한인교회 도약대로 이용” 비판도

잇단 러브콜… 한인 목회자 ‘한국행 러시’

림형천 목사. / 김승욱 목사. / 진재혁 목사. / 이영훈 목사.

미주 한인교회 목회자들이 한국행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5일 이민교회의 대표적인 신앙공동체인 나성영락교회를 8년간 목회해 온 림형천 담임목사가 서울 잠실교회 차기 담임으로 확정돼 사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교인들은 물론 교계를 놀라게 했다.

형 림형석 목사도 LA동부의 선한목자장로교회를 거쳐 2003년 안양의 평촌교회로 옮긴 바 있는 림형천 목사는 지난 봄에도 경기도 모교회 담임직에 지원했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한국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었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에는 역시 대형교회인 남가주사랑의교회의 김승욱 목사가 분당의 할렐루야교회 담임으로 초청 받아 6년만에 이임했다. 사랑의교회는 그후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를 한국에서 데려오려 했으나 무산된 뒤 미주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나 아직 청빙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작년 여름에는 북가주 밀피타스의 뉴비전교회를 담임하던 진재혁 목사가 6년만에 경기도 지구촌교회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교회를 사임했다. 나성영락교회에서도 시무한 바 있는 진 목사는 작년 12월 이동원 목사 후임으로 지구촌교회에 부임해 사역 중이다.

비슷한 시기에 보스턴 인근 밀알한인교회에서 시무하면서 골든콘웰신학교 교수인 이문장 목사도 경기도 구리 두레교회의 담임으로 내정됐다. 이 목사는 전임 김진홍 목사와 1년여의 공동목회를 거쳐 지난달 담임목사에 취임했다.

또 나성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2008년 조용기 목사의 뒤를 이어 세계최대 규모인 여의도순복음교회, 23년간 나성한인감리교회를 이끌던 송기성 목사가 2007년 한국최초의 감리교회인 정동제일교회, 남가주사랑의교회를 개척했던 오정현 목사가 2004년 옥한흠 목사 후임으로 서울사랑의교회, 26년간 토랜스제일장로교회를 목회한 이필재 목사가 2003년 서울 갈보리교회 담임으로 각각 취임했다.

최근에는 몇몇 미주 한인 목회자들이 전병욱 목사가 성추행 논란으로 사임하면서 공석이 된 서울 삼일교회 담임목사 자리에 관심을 갖고 문을 두드린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한국 중대형 교회들의 세대 교체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파를 후임으로 선호하는 것은 한국사회 전반의 세계화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젊은이들의 이탈이 가속화되자 여유가 있는 한국교회들은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앞다퉈 영어예배를 개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미주 목회자들을 향한 한국교회의 러브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교계에서는 “미주 한인사회가 한국 교계 리더들을 배출하는 데 자긍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일부 목사들이 한인교회를 단지 한국으로 건너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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